[자유성] 사라지는 나비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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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13  |  수정 2025-03-13 07:13  |  발행일 2025-03-13 제23면

나비목(Lepidoptera)에 속하는 나비와 나방은 생김새가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나비와 나방은 우선 더듬이 모양이 다르다. 나비 더듬이는 곤봉 모양으로 끝이 뭉툭한 반면, 나방은 두꺼우면서 끝이 뾰족한 빗살 모양의 형태를 가진다. 날개에도 차이가 있다. 나비의 날개는 몸통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고, 나방은 작다. 날아다니다가 앉을 때 나비는 날개를 몸 위로 접지만 나방은 펴고 앉는다. 활동 시간도 다르다. 나비는 주로 낮에, 나방은 해 질 무렵이나 야간에 활동한다. 예외도 있다. 나방과 같은 더듬이를 가진 나비, 몸이 가는 나방, 앉을 때 날개를 세우거나 낮에 주로 활동하는 나방 등도 있다.

나비는 1억1400만년 전 북미 중서부 지역에 처음 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는 백악기 중기로 5차 대멸종 발생 전이며 지구는 초식 공룡이 지배하고 있던 시대였다. 학자들은 나비도 처음에는 나방처럼 밤에 활동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다가 꽃 속의 꿀을 먹게 되면서 주간 활동을 시작했다. 꿀을 먹게 된 나비는 개화식물을 찾아 전 세계로 퍼졌으며 보호색과 위장술로 1억년 넘게 종을 유지해왔다.

과학학술지 '사이언스'는 최근 미국에서 지난 20년(2000~2020년)동안 나비 개체 수가 평균 22%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개체수 감소의 원인으로 살충제와 기후변화를 꼽았다. 공룡도 못 견딘 대멸 종기를 무사히 지내고 화석처럼 1억년 넘게 생존해 온 나비가 사람이 만든 살충제와 온난화 때문에 사라질 조짐을 보인다는 것이다. 꿀벌에 이은 나비 개체의 감소는 식량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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