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대통령실

  •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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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10  |  수정 2025-04-10 07:08  |  발행일 2025-04-10 제23면
정치권 인사들에게 '용산'이라는 단어는 대통령실을 의미한다. 대통령실이 서울시 용산구에 있어서 그렇게 인식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2022년 5월10일 이전에는 '청와대'가 대통령실을 의미했다.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이 있는 건물 이름이 청와대다. 청와대란 명칭은 본관 지붕에 파란색 기와, 즉 청기와가 덮인데서 유래됐다. 청와대 이전에는 '경무대'로 불렸다. 1948년 8월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함께 이승만 전 대통령의 관저 및 집무실로 사용됐다. 그러다 1960년 4·19혁명으로 민주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윤보선 전 대통령이 청와대로 이름을 바꿨다. '경무대'가 이승만 정권의 독재와 3·15 부정선거와 같은 의미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방대한 크기와 지나치게 넓게 분산된 건물 등으로 인한 여러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래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광화문으로 대통령실을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으나, 적합한 이전지가 없다는 이유로 없던 일이 됐다. 윤 전 대통령은 용산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용산시대는 차기 대통령이 취임하면 막을 내릴 운명에 처했다. 용산 대통령실은 비상계엄을 모의했던 곳, 불통과 주술의 상징처럼 돼 버렸다. 그래서 여야의 유력 대선 주자들이 대통령실 이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청와대로의 복귀, 세종시로의 이전이 이들 입에서 나오고 있다. 물론 조기 대선 당선자는 곧바로 취임해야 하는 만큼, 당장은 용산에서 근무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어디서 업무를 보느냐는 것보다 대통령에게 주어진 역할을 잘 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거듭 들게 한다. 김진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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