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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령 작가의 '내일지구'는 이러한 북극의 풍경을 우리의 삶과 연결해 보여준다. 해양 산성화, 조개류 멸종, 강력해진 태풍, 해수면 상승 등 기후위기의 징후들을 조목조목 짚으며, 그것이 결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님을 일깨운다. 사라진 삼한사온, 북상하는 작물과 어종, 아열대 기후로 변화하는 한반도의 풍경은 이제 낯설지 않다. 만약 이러한 변화가 자연의 순환이라면, 우리는 그저 받아들이면 될지 모른다. 하지만 이 모든 변화가 우리의 삶에서 비롯된 결과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대로 두고 볼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지금 이 순간, 작지만 의미 있는 실천으로 변화를 이끄는 이들이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에모리대 산하의 '옥스퍼드 칼리지'는 캠퍼스 전체에서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이니셔티브를 운영 중이다. 식당에서는 트레이를 없애고, 음식물 쓰레기는 퇴비로 전환하며, 전체 폐기물의 90% 이상을 매립하지 않는다. 일본의 작은 마을 가미카쓰는 분리수거 항목이 무려 45개에 달하고, 재활용률은 80%가 넘는다. 서울의 제로웨이스트 상점, 부산의 다회용기 시범사업처럼, 기후위기에 맞서는 변화는 거대한 기술이 아닌, 반복되는 일상 속 실천에서 비롯된다.
환경운동가 제인 구달은 늘 말한다. "작은 행동이 모여 세상을 바꾼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증명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가 플러그를 뽑는 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일, 이처럼 작고 평범한 선택이 결국 북극의 얼음을 지키는 일이 된다는 사실은 놀랍지만 분명하다.
거창한 '구호'보다 조용한 '실천'에서 변화는 시작된다. 제인 구달의 말처럼, 우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행동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조금 다르게 살아보는 것이다.
조은희〈새마을문고대구서구 비산7동분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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