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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기 대구시체육회장 |
하지만 경북과 분리된 이후, 도민체전과 달리 대구시민들의 스포츠 축제였던 '대구시민체육대회'는 명맥이 끊겼다. 이제 다시금 이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에서 체육의 태동은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0년 조선체육회 창립 이후 전국적으로 체육 단체가 속속 등장했고, 대구에선 1922년 정구인들을 중심으로 한 '대구운동협회'가 발족, 지역 체육의 초석을 다졌다. 이후 1935년 '영남체육회'가 조직됐으나 명칭 논란 끝에 해체되고, 그 후신으로 경북체육회가 출범했다.
대구는 1962년 제43회 전국체육대회를 개최하며 스포츠 도시로서의 기반을 마련했다. 1975년 대구시민운동장과 2001년 대구월드컵경기장(대구스타디움)이 개장하면서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할 수 있는 역량도 갖췄다. 2003년 대구 하계U대회,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전국체전,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대구마라톤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국내외 스포츠 무대에서도 위상을 떨쳤다.
1981년 직할시 승격 이후 대구체육회는 대구시민체육대회를 기획해 1982년과 1983년 두 차례 개최했다. 그러나 구청별 종목 및 선수 수급의 불균형, 부정선수 시비, 홍보 부족 등으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지역 문화축제인 달구벌축제의 일부 행사로 축소되었고, 결국 중단됐다.
지역공동체 활성화와 건강 증진을 위해 '대구시민체육대회'의 부활이 다시 논의돼야 한다. 지방자치 시대, 지역의 생동감 넘치는 삶을 알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체육대회다. 대구시민체육대회의 부활은 단순히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것이 아니라, 시민 건강 증진과 지역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도약이 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체육 활동은 단순한 신체 단련을 넘어 정신적 건강과 사회적 결속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활동 증가로 인해 지역 사회의 유대감이 약해졌다. 이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체육대회는 매우 효과적이다. 시민들에게 자연스러운 운동 기회를 제공하여 건강한 삶을 유도할 뿐만 아니라, 세대 간 소통을 촉진할 수 있다. 또 대규모 체육 행사는 지역 상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지역 경제 활성화도 이끌 수 있다.
대회를 성공적으로 부활시키기 위해서는 과거 경기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시민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경기 진행 방식 등 젊은 세대의 관심도 끌어올려야 한다. 지역 기업 및 단체의 적극적인 후원을 유치하고 단발성 행사가 아닌 매년 개최되는 구조를 마련해 지속성을 보장해야 한다.
대구시민체육대회의 부활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선다. 이는 체육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지역사회 결속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 이제 대구는 스포츠를 통해 시민들이 하나 되고,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대구시민체육대회의 부활이 그 첫걸음이 될 것이다.
박영기 대구시체육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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