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지만 바꾼 재탕”…대선 후보 TK 공약 도마

  • 권혁준
  • |
  • 입력 2025-04-21 19:37  |  발행일 2025-04-21
이재명·김문수·안철수 등 기존 지역 현안 재탕 지적
TK통합·신공항 건설 등 현안 차별성 없어
백화점식 신산업 육성 약속에 실현 가능성 의문 제기
대구·경북을 찾은 주요 대선주자들이 제시한 지역 공약을 한눈에 정리한 6컷 만화. 첫 번째 줄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안철수·김문수 국민의힘 예비후보. 두 번째 줄 나경원·이철우 국민의힘 예비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그래픽=생성형AI>

대구·경북을 찾은 주요 대선주자들이 제시한 지역 공약을 한눈에 정리한 6컷 만화. 첫 번째 줄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안철수·김문수 국민의힘 예비후보. 두 번째 줄 나경원·이철우 국민의힘 예비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그래픽=생성형AI>

6·3 대선 후보들이 행정수도 충청 이전 등 화제성 있는 지역별 대선 공약을 내놓고 있으나, 정작 대구경북(TK)지역을 위한 맞춤 공약은 행정통합과 신공항 건설 등 현안사업의 재탕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예비후보는 지난 18일 대구경북 지역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대구·구미·포항을 글로벌 이차전지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이들 지역의 산업 기반을 활용해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역량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대구의 소재·부품 산업, 구미의 전자·부품 제조업, 포항의 철강 및 이차전지 소재 인프라를 하나의 공급망 체계로 묶어 대구경북을 배터리 산업 전주기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또, 2천여 개 자동차부품 기업이 친환경자동차·첨단부품 산업으로 혁신할 수 있게 자동차부품 R&D 센터를 건립하고 스마트 생산설비를 기반으로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 맞춰 내연기관 중심의 대구경북 자동차부품 업계의 업종 전환을 돕고 연구개발 및 생산 고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이 예비후보는 대구경북 바이오 산업벨트를 '한국형 바이오·백신 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고 했다. 대구의 의료산업 기반과 경북의 백신·바이오 인프라를 연계해 신약 개발, 백신 생산, 의료기기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AI로봇산업 인프라를 갖춘 대구에 AI로봇 딥테크 유니콘 기업을 집중 육성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시장 진출을 지원할 계획도 밝혔다. 또, 대구 섬유산업은 친환경 소재 개발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이는 전통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첨단·친환경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대구경북 현안 사업인 TK공항(대구경북민·군통합신공항) 건설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고, 남부내륙철도와 달빛철도를 완공해 대구경북을 수도권·중부권·동남권·호남권까지 연결하는 교통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했다. 교통망 확충을 통해 인적자원 및 물류 이동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공약이다.


국민의힘 김문수 예비후보의 공약은 초광역 통합과 교통망 확대, 교육 기반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 후보는 지난 20일 대구를 방문해 지지부진한 TK공항 건설 추진, 지방자치 강화를 위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경북대 등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한 교육 지원 및 개편으로 지방 인재 유출 방지 등을 지역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한, 김 후보는 9조3천억 원을 들여 안동~의성~TK공항~대구~영천~경주~포항을 잇는 연장 133.8㎞의 내륙과 동해를 연결하는 대구경북 GTX 건설을 약속했다. 이는 내륙과 동해안을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묶겠다는 구상인데, 포항·경주 등 동해안 산업벨트와 대구권을 연결해 산업·관광·물류 부문의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안철수 의원은 지난 11일 대구경북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안 의원의 구상은 대구경북을 미래 에너지와 첨단 제조업 중심지로 바꾸겠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안 의원은 구미·포항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배터리 산업 육성, 경북 바이오 헬스케어 밸리 조성, 차세대 소형 모듈화 원전 추진, 영덕·울진 해상 풍력 및 수소 산업 허브화 등 신산업을 통한 성장 공약을 제시했다.


기존 산업의 첨단화 및 효율화를 통한 성장 공약으로는 대구와 대전을 중심으로 AI와 반도체 융합 단지 조성, 반도체 또는 디스플레이 중심 첨단 소재 산업으로 구미 국가산단 리뉴얼, 상주·김천 지역 스마트팜 전환을 제안했다.


안 의원은 노후 국가산단의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농업도 디지털 기술 기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특히 구미 산단 리뉴얼 공약은 산단의 주력 업종을 미래형 소재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이다.


지역 물류 교통망 확대 공약으로는 GTX급 광역 철도 구축,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조기 개항 및 물류 허브 육성을 제시했다. GTX급 광역 철도를 통해 접근성을 높여 산업과 생활권을 묶겠다는 취지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의 공약은 통합신공항이나 철도 같은 전통적 SOC 중심 공약에서 벗어나 에너지 가격과 디지털 인프라를 결합한 신산업 유치 전략이라는 점에서 다른 후보들과 다르다. 값싼 전력과 넓은 부지, 냉각 여건 등을 활용해 동해안을 데이터 산업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TK공항 등의 기존 현안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기원하지만, 여기에만 매몰돼선 안 된다"며 대구경북 공약으로 동해안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제안했다. 그는 "지금 포항은 데이터센터 산업 유치를 위한 움직임들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데이터센터는 관리의 용이성 등 때문에 수도권에 자리 잡는 모양새인데 분산에너지법에 따르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에너지 비용은 전력 공급처에 가까운 곳은 더 싸게, 소비처는 더 큰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원전이 있는 경상도의 전기 값이 더 싸진다는 의미"라며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동해안에 데이터센터를 짓도록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각종 규제와 수사 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데이터 특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들이 '포장지만 바꾼 같은 제품'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재명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경우 배터리·AI·바이오 헬스 부문에서 비슷한 부분이 많다. 이준석 후보를 제외한 후보들은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TK공항 및 인프라 건설 추진이라는 같은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대구지역 정치권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모든 후보들이 배터리, AI, 로봇, 수소, 섬유, 자동차부품, 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이라고 하는 산업들을 다 주겠다는 백화점식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며 "이 공약들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지역민들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 이미지

권혁준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
국가보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