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후보들, 미래 대구경북 밑그림 내놔… 주요 공약 제시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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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21 19:37  |  수정 2025-04-21 22:51  |  발행일 2025-04-21
AI·배터리·바이오·섬유·자동차부품·로봇 등 백화점식 공약 제시
대구경북통합 및 신공항 건설 등 현안 위주로 차별성 없어
대권 후보들, 미래 대구경북 밑그림 내놔… 주요 공약 제시

대구·경북을 찾은 주요 대선주자들이 제시한 지역 공약을 한눈에 정리한 6컷 만화. 첫 번째 줄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안철수·김문수 국민의힘 예비후보. 두 번째 줄 나경원·이철우 국민의힘 예비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일러스트는 기자 요청에 따라 AI가 제작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대권 후보들이 속속 국정 밑그림을 내놓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 등 화제성 있는 지역별 대선 공약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경북(TK) 공약은 행정통합과 신공항 건설 등 현안사업 재탕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보들도 대동소이한 공약을 내세워 차별성이 결여됐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예비후보는 지난 18일 대구경북 지역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대구·구미·포항을 글로벌 이차전지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이들 지역의 산업 기반을 활용해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역량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2천여 개 자동차부품 기업이 친환경자동차·첨단부품 산업으로 혁신할 수 있게 자동차부품 R&D 센터를 건립하고 스마트 생산설비를 기반으로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대구경북 바이오 산업벨트를 '한국형 바이오·백신 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AI로봇산업 인프라를 갖춘 대구에 AI로봇 딥테크 유니콘 기업을 집중 육성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세계 시장 진출을 돕겠다고 했다. 대구 섬유산업은 친환경 소재 개발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대구경북 현안 사업인 통합 신공항 건설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고, 남부내륙철도와 달빛철도를 완공해 대구경북을 수도권·중부권·동남권·호남권까지 연결하는 교통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안철수 의원은 지난 11일 대구경북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안 의원은 구미·포항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배터리 산업 육성, 경북 바이오 헬스케어 밸리 조성, 차세대 소형 모듈화 원전 추진, 영덕·울진 해상 풍력 및 수소 산업 허브화 등 신산업을 통한 성장 공약을 제시했다.

기존 산업의 첨단화 및 효율화를 통한 성장 공약으로는 대구와 대전을 중심으로 AI와 반도체 융합 단지 조성, 반도체 또는 디스플레이 중심 첨단 소재 산업으로 구미 국가산단 리뉴얼, 상주·김천 지역 스마트팜 전환을 제안했다.

지역 물류 교통망 확대 공약으로는 GTS·GTX급 광역 철도 구축,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조기 개항 및 물류 허브 육성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예비후보는 지난 20일 대구를 방문해 지지부진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 추진, 지방자치 강화를 위한 대구경북통합, 경북대 등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한 교육 지원 및 개편으로 지방 인재 유출 방지 등을 지역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한, 김 후보는 9조3천억원을 들여 안동-의성-TK신공항-대구-영천-경주-포항 연장 133.8㎞의 내륙과 동해를 잇는 대구경북 GTX 건설을 약속했다.

나경원 의원은 21일 대구를 찾아 'TK 르네상스 플랜'을 공개했다. 나 의원은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2030년 개항 약속 실현 및 한국공항공사 본사 및 핵심연구기관·공기업 이전, 수도권-영남권 연결 'TK 하이퍼튜브' 시대 개척 및 신공항철도·대구산업선·대경선 광역철도·달빛철도 건설·확장, 팔공산 관통 고속도로 건설을 제안했다.

또, 대구 ICT·ABB 혁신 허브 육성 및 AI 트랜스포메이션 지원 통한 서대구·염색산단의 첨단 디지털 융복합 산단 대개조 , 경북남동부 동해안 수소경제·문화관광 융합 벨트 조성, 경북북부 K-바이오·백신 및 친환경·웰니스 산업 중심지 육성, 경북서중부 첨단 전자·물류 및 방위산업 거점 육성 등 대구경북 전지역을 K-리쇼어링 전진기지 구축 및 주력산업 첨단화를 제시했다.

이밖에 현안사업으로 '맑은 물 하이웨이' 조기 완성, K-2 종전부지 개발 통한 미래형 복합도시 건설, 금호강 르네상스 및 신천 프로젝트 지원, 동성로 관광특구 활성화, 산불 피해 지역 신속 복구 및 스마트 산림 관리 시스템 구축, 2032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유치 적극 추진, 외국인 근로자 차등임금제 도입, 대구경북통합 정부 지원 등을 약속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선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대구경북의 미래를 그리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도지사는 500만 명 규모의 경제권 개발을 위한 대구경북통합, 산불피해지역에 대한 사고의 전환으로 경제림 및 산악 경제 프로젝트, 고령화된 농촌의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농업대전환 등을 제안했다.

이 도지사는 “특정 지역만 거미줄 같은 교통망 혜택을 누리는 것은 불공정하다. 임기 내 남북 10축, 동서 10축의 국가간선도로망을 모두 착공하고, 모든 지역의 대도시와 주변 도시를 연결하는 전철망 건설을 한꺼번에 하겠다"면서 “우리 국토의 63%에 달하는 산지를 경제림으로 전환하고 '산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접근을 통해 야산 정비·임도 설치·숲 고속도로 등 산림경제를 전략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 대규모 산불이 난 지역은 호텔·리조트·산업단지 등을 건설하는 혁신적 재창조로 개선복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는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등의 기존 현안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기원하지만, 여기에만 매몰돼선 안 된다"며 대구경북 공약으로 동해안데이터센터 구축 등을 제안했다. 이준석 후보는 “지금 포항은 데이터센터 산업 유치를 위한 움직임들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데이터센터는 관리의 용이성 등 때문에 수도권에 자리 잡는 모양새인데 분산에너지법에 따르면 앞으로 대한민국의 에너지 비용은 전력 공급처에 가까운 곳은 더 싸게, 소비처는 더 큰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원전이 있는 경상도의 전기 값이 더 싸진단 의미"라며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이 동해안에 데이터센터를 짓도록 유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각종 규제와 수사 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데이터 특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후보들의 내세운 공약들이 '포장지만 바꾼 같은 제품'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재명 후보와 안 의원의 경우 배터리·AI·바이오 헬스 부문에서 비슷한 부분이 많고, 안 의원과 나 의원은 수소경제 관련 부문에서 닮은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준석 후보를 제외한 후보들은 대구경북통합과 통합 신공항 및 인프라 건설 추진이라는 같은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모든 후보들이 배터리, AI, 로봇, 수소, 섬유, 자동차부품, 바이오 등 신성장 동력이라고 하는 모든 산업을 다 주겠다는 백화점식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며 “이 공약들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지역민들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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