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 마이크로젤’로 뼈 재생 주사 시대 연다

  • 김기태
  • |
  • 입력 2025-05-29 17:37  |  발행일 2025-05-29
고령화 시대 골다공증 새 해법
생체 접착력, 치료제 혁신 열쇠
주사 한 방에 줄기세포+혈관재생
상용화 가능성 높여
차세대 재생의학 기술
(좌)홍합 접착단백질 기반의 혈관신생 유도 접착형 다공성 마이크로젤 모식도.
(우)줄기세포 탑제 마이크로젤 주입 후 혈관 유도 및 뼈 형성 치료 효과 확인 모습.<포스텍 제공>

(좌)홍합 접착단백질 기반의 혈관신생 유도 접착형 다공성 마이크로젤 모식도. (우)줄기세포 탑제 마이크로젤 주입 후 혈관 유도 및 뼈 형성 치료 효과 확인 모습.<포스텍 제공>

기존의 수술 대신 주사 한 방으로 뼈를 되살릴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 기술을 국내 연구팀이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포스텍(포항공과대)은 29일 포스텍과 경북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홍합에서 착안한 주사형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해 손상된 뼈를 되살리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고령화가 가속되면서 골다공증과 같은 뼈 질환은 더 이상 노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골다공증 환자는 일상 속 작은 충격에도 쉽게 뼈가 부러져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이에 연구팀은 수술 없이 손상된 뼈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 연구의 핵심은 '홍합'에서 착안한 생체 접착 기술이다. 홍합은 파도가 거센 바위에서도 떨어지지 않는 뛰어난 접착력을 가진다. 연구팀은 이러한 홍합 단백질에 혈관 생성을 돕는 VEGF 펩타이드를 결합해 체내에서도 잘 달라붙고 혈관 생성을 유도하는 '마이크로젤'을 만들었다.


이 마이크로젤은 지름 0.2mm의 미세 구슬 형태로 내부는 스펀지처럼 다공성 구조를 지녀 줄기세포가 오래 머물고 잘 자랄 수 있다. 무엇보다 주사기로 손쉽게 주입할 수 있어 수술 없이도 손상 부위에 정확히 전달된다.


실제로 연구팀은 이 마이크로젤에 줄기세포를 담아 골다공증 실험쥐에 투여한 결과, 손상 부위에 잘 부착돼 혈관이 활발히 생성되고, 줄기세포가 뼈 조직으로 자라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머리뼈 결손이나 해면골 손상 부위에서도 탁월한 회복 효과를 보였다.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연구팀은 '미세유체 공정'이라는 첨단 제조기술도 도입했다. 이를 통해 크기와 모양이 균일한 마이크로젤을 생산할 수 있게 됐고 이는 치료 효과의 일관성과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성과다.


이제 뼈 재생의 미래는 수술실이 아닌 주사기로 옮겨가고 있다. 자연에서 찾은 아이디어가 첨단의학과 만나 고령사회 의료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POSTECH 차형준 교수는 "줄기세포의 생존율과 전달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며 "골다공증뿐 아니라 혈관 생성이 필요한 다양한 난치성 질환 치료에 적용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포스텍 화학공학과·융합대학원 차형준 교수, 화학공학과 김동표 교수, 경북대 첨단기술융합대학 의생명융합공학과 조윤기 교수, 민경익 교수 연구팀이 함께 수행했으며, 국제적인 권위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에 실렸다.



기자 이미지

김기태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북지역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