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로또복권 판매액이 5조9천562억 원에 달했다. 역대 최대치다. 전년 대비 판매량 증가율로 보면 △2021년 8.6% △2022년 7.9% △2023년 2.4%로 둔화하다가 지난해 5.4%로 반등했다. 일반적으로 복권은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더 많이 팔리는 경향이 있다. 주위에서도 복권 사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왜 사느냐는 물음에 공통된 답은 "커피 한 잔 값으로 복권에 당첨될 수도 있다고 상상하면 일주일이 즐겁다"였다.
요즘 유통업계의 강자로 다이소가 급부상했다. 경기 침체로 가계 부담이 커지면서 가성비, 가용비를 꼼꼼히 따지는 소비가 늘어났다.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다이소는 1천~2천 원 짜리가 대부분이고 비싸도 5천 원을 넘는 상품이 별로 없다. 특히 뷰티용품을 대폭 강화하면서 '뷰티 맛집'으로도 탈바꿈했다. 다이소가 장악한 초저가 화장품 시장에 최근 이마트도 뛰어들었다. LG생활건강과 손잡고 4천 원대 화장품 판매에 나섰다. 고물가에 저렴한 화장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영향으로 보인다.
'듀프 소비'도 유행이다. 듀프(Dupe)란 'Duplicate(복제하다)'에서 유래한 용어다.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디자인, 기능이 비슷한 합법적 제품을 의미한다. '르메르맛 자라'가 대표적이다. SPA 브랜드 자라(ZARA)의 일부 제품이 신명품으로 불리는 르메르 디자인과 비슷한 데서 나온 것이다. 고가 브랜드를 고집하지 않아도 그 감성의 옷을 입을 수 있다. 경기 불황에도 잘 팔리는 물품이 있는 게 반가운 소식인데 속을 들여다보면 기분 좋게 웃을 수만도 없다. 김수영 논설위원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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