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권성동 의원의 구속과 관련 장외투쟁을 선언했다. 첫 장소는 동대구역 광장, 21일 오후 2시다. 국민의힘이 장외에서 집회를 여는 건 6년 만의 일이다. 22대 국회 현역 의원 첫 구속이자, 3개 특검 수사 첫 의원 구속 사례였던 만큼 국민의힘이 받았을 충격은 짐작하고 남는다. 이뿐 아니다. 6년 5개월 만에 열린 '패스트트랙' 결심공판에서 소속 의원이 줄줄이 징역형을 구형받고, 의원 다수가 특검 수사 대상이 된 것도 "여기서 뚫리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두 가지 정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권 의원의 구속이 '6년 만의 장외집회'로 반응할 만한 사안이냐는 것이다. 영장전담판사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분명히 했다. 혐의 내용도 심각하다. 통일교인의 표와 조직, 재정 등을 제공하는 대신 통일교 현안을 국가정책으로 추진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거액을 수수한 혐의다. 정치와 종교를 분리한다는 헌법정신에 위배되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 자체의 정당성을 흔들 수 있는 사안이다. 장외집회는 대개 정당이 선택할 마지막 수단이다. 사안의 경중(輕重)을 살피지 못해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 우를 범하는 듯하다. 나라 안팎에 큰 시련이 닥쳤는데 정국 경색이 불가피하게 된 점도 걱정이다.
둘째, 왜 하필 대구인가. "권 의원을 잡아갔으니까 대구에 다 모여라"하면 대구시민들이 쉬이 공감할까. 텃밭 대구에서부터 장외 열기를 불러일으키겠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대구로선 다시 보수의 높은 벽 속에 갇히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늘 이념과 정쟁의 전장(戰場)으로 대구가 내몰리는 게 과연 대구 발전에 도움 될까. 보수의 심장이라며 아무렇게나 취급하면 안 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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