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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전세계 홀리는 'K-라면' (1)'꿀꿀이죽' 충격이 만든 라면, 이젠 전세계 홀리는 K-푸드
지난해 12월, BGF리테일은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KT&G 상상마당에 라면을 직접 제조해 먹을 수 있는 CU 편의점을 열었다. 일명 '라면 라이브러리'로 불리는 이곳은 외국 관광객을 포함해 2030세대가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유럽의 지붕, 만년설이 쌓인 스위스 융프라우산 정상에서 자주 보이는 라면이 있다. 농심 '신라면'의 컵라면이다. 한국인은 익숙한 냄새에, 외국인들은 매콤한 맛에 끌려 현지 매점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신라면 컵라면은 이제 융프라우 관광객에게 필수 먹거리가 됐다.구독자 590만명이 넘는 유튜버 '영국남자'는 한국 문화에 대한 콘텐츠를 다루는 영국인 유튜버다. 2014년 삼양의 '불닭볶음면'을 먹는 런던 사람들의 반응을 편집한 영상을 올렸는데, 외국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 1천125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한국인에게 간식이면서 주식 같은 음식. 라면의 매력은 대단하다. 간편하고 싼데 맛까지 있다. 그래서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음식 중 하나다. 2022년 한국인의 연간 평균 라면 소비량은 77개라고 한다. 한 달에 평균 6개는 먹는 셈이다.한때 라면은 몸에 나쁜 음식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의 수요 증가로 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져 나쁜 이미지로만 보이지 않는다.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좋은 재료와 영양소를 강조하는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비건 라면인 애터미의 '감자라면'이 그 예다. 매운 음식 열풍으로 맵다고 유명한 삼양의 불닭볶음면에서 더 매워진 '핵불닭볶음면'도 나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출시 초기엔 '이걸 누가 먹나' 하는 소비자들의 궁금증이 있었지만, 이제는 '매운맛 덕후'면 너도나도 한 번씩 도전하고 있다.이런 라면은 중국에서 일본,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건너왔다. 한국에선 1963년 삼양식품이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치킨라면'을 선보이면서 시작됐다. 기존에 라면은 주로 한국과 일본에서 소비되는 음식으로 여겨졌다.하지만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K-푸드인 라면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K-라면은 미국, 유럽, 중동, 남미 등 여러 지역 편의점, 슈퍼마켓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액은 22억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라면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라면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30.1% 증가해 2억740만달러로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농심의 대표 제품인 신라면의 경우 2021년 처음으로 해외 매출(5천억원)이 국내 매출(4천3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기준 신라면 국내 매출은 5천억원(41%), 해외 매출은 7천100억원(59%)에 달한다.국내 식품기업들의 '라면 경쟁'은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세계 각지를 사로잡기 위해서다. K-라면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을 방증한다. 이에 이번 위클리포유에서는 K-라면이 이토록 성장하기까지의 역사와 그 주역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라면을 먹으면서 읽으면 재미는 배가 될 듯하다.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최은지기자
2024.04.19
[체리의 세계식문화산책] 인류의 못 말리는 꿀사랑
8천년 전에도 인간은 꿀을 먹었다. 스페인이나 프랑스 등 벽화에도 꿀 채집 그림이 남아 있다. 이집트의 경우 식용, 약용, 미용 목적으로 꿀이 쓰였다. 성경에도 꿀 이야기가 여러 번 언급된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이 나온다. 물론 상징적인 의미다. 장수하는 이들의 특징 중 하나가 꿀을 즐겨 먹는다는 사실이다. 지구촌에서 꿀을 싫어하는 이가 거의 없다. 심지어 동물들도 야생꿀을 찾아서 돌아다닌다. 입술이 퉁퉁 붓도록 꿀을 먹는다. 꿀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인간의 꿀 사랑이 지극하다. 그래서 사랑하는 이를 '허니'라고 할까?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따끈한 물에 꿀을 한 수저 타서 마시면 좋다.대량생산 하려고 설탕물 먹이고화학물질 사용 가짜꿀도 만들어세계 각지 꿀벌 30~40% 사라져농작물 70%는 꿀벌수분에 의존이제라도 생태환경 관심 가져야 네팔의 경우 석청이 유명하다. 밧줄을 타고 높은 바위에까지 올라가 꿀을 채집한다. 거의 목숨을 걸고 거대한 벌집을 따게 된다. 워낙 알려져서 한국인도 선호하지만 국내 반입은 금지된다. 그런데도 현지에 가면 석청을 파는 장사꾼들도 있다. 하지만 석청은 그리 많이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한국 식당을 운영하는 한국인이 고국에서 온 손님들한테 "이건 석청입니다. 제가 땄어요." 그럴 수가 없다. 석청은 약성이 강해서 심하면 사망하거나 어떤 이들은 2박3일간 잠에 취한다.캄보디아산 꿀도 유명하다. 목청이다. 열대지방이고 꽃도 여러 종류 많이 피는 지방이라 밀림에서 사람이 나무에 올라가 벌집을 딴다. 높은 나무일 경우 목숨을 거는 작업이 될 것이다. 나무 위에만 있는 게 아니다. 벌은 나무 뿌리 부근의 빈 공간에도 벌집을 지어놓고 꿀을 모은다. 인간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벌들이 모아놓은 꿀을 그냥 두지 않는다. 한국인 어느 사업가가 목청을 들여와 비즈니스를 한다. 예쁜 도자기 용기에 담아서 백화점에 판매하고 있다.인도나 중동 문화권에서는 꿀 관련 습관이 있다. 아기들이 태어나자마자 신생아의 입술에 꿀을 발라준다. "너의 인생이 이 꿀처럼 달콤하기를 바란다"는 사랑스러운 말도 해준다. 그러나 사람이 살다 보면 소태가 쓰다 한들 어디 인간의 삶보다 더 쓰랴? 사람이 산다는 게 고해의 바다를 헤엄치는 것과 같고 바위를 손톱으로 매달리는 것과 같다고 하지 않나? 인생의 꿀을 따느냐 하면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다.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갔을 때 한국인은 꿀을 사 온다. 그곳 꿀은 예외 없이 진품이다. 현지인에 의하면 설탕이 야생꿀보다 더 귀하고 비싸서 도저히 가짜 꿀을 만들 수가 없단다. 청정지역이고 또 품질이 뛰어나서 두바이나 중동의 유명 백화점으로 수출된다.역사 속 유명 인사 시바의 여왕이 자신의 애인에게 선물한 것으로도 이름난 예멘 꿀도 인기이다. 예멘인들은 꿀을 신성시한다. 뉴질랜드의 마누카꿀이나 캐나다산 꿀도 세계적으로 소비가 늘어난다. 벌이 얼마나 중요한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읽어보면 실감 난다. 벌이 있어야 지구촌에서 여러 과일도 열린다. 프랑스 파리 시내 꽃나무에서 벌들이 보였다. 그러나 도시에서 벌이 점점 사라져가는 시대다. 이는 대한민국 인구 소멸보다 더 위험한 신호다.자연은 완벽한 조물주의 명작이다. 그중 꿀은 건강식품이자 약이다. 꿀이 얼마나 좋으면 인류의 3대 대표 종교 경전에도 나올까? 성경, 코란, 불경에 꿀이 언급되어 있다. 오래 두어도 썩지 않는 게 바로 꿀이다. 꿀은 신께 드리는 예물로도 쓰인다. 외국에서는 결혼 선물로도 인기다. 부유층은 아기를 목욕시킬 때 전신 꿀 마사지를 시켜준다.자연꿀을 찾던 이들이 이제 양봉을 대규모로 한다. 설탕물을 먹여 벌을 키우는가 하면 화학 물질로 가짜꿀도 만들어낸다. 무엇이든 자연이 주는 선물이 최고다. 벌의 입장에서야 인간은 천적이다. 그들이 부지런히 따서 모으는 꿀을 인간은 보이는 대로 약탈해 가기 때문이다. 사람은 꿀이든 무엇이든 자연의 혜택으로 생존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꿀벌 집단이 갑자기 사라지는 군집붕괴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꿀벌의 30~40%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심각한 식량 위기를 불러올 징조다.꿀벌이 전 세계 식량자원의 70%를 수정해서 결실을 보게 한다. 대부분의 농작물이 꿀벌의 수분에 의존하고 있다는 말이다. 만약 꿀벌이 멸종하게 된다면 심각한 식량자원 감소로 인류는 아사의 위기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인류 생존과 생태계 균형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벌이 더 사라지지 않도록 기후변화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꿀은 한 단어이다. 언제나 달콤하고 인간을 유혹하는 말이다. 그러나 '꿀' 글자 두 개가 겹치는 '꿀꿀하다'는 기분이 별로라는 뜻이다. 셋이 되면 돼지가 밥 달라고 신호를 보내는 '꿀꿀꿀'이 된다. 외국인들은 한국어를 배울 때 이렇게 같은 단어의 반복으로 전혀 다른 뜻이 되는 걸 보며 아주 재미 있어 한다. 꿀처럼 변하지 않는 것도 드물다. 꿀 같은 신뢰, 그러니 꿀 같은 우정이라는 문장도 가능하겠다.대한민국의 경우 지리산 토종꿀이 인기이다. DMZ에서도 청정꿀이 생산된다. 인간의 발걸음이 금지된 구역에서는 자연이 스스로 회복해 동식물의 낙원이 되었다. 작은 생명체인 꿀벌만 봐도 인류의 미래가 보인다. 자연을 너무 무분별하게 개발하고 농약을 쓰며 훼손하고 있으니 지구촌 꿀벌도 견딜 수가 없겠다. 미래에도 인류의 수는 늘고 식량난은 더 가중될 것 같아 마음이 꿀꿀하다.로컬 AI블루테크 크리에이터〈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장수현기자이연실(체리) 로컬 AI블루테크 크리에이터네팔 석청을 따내는 모습.
2024.03.29
[체리의 세계식문화산책] 푸미폰 국왕과 태국 요리의 성공
태국 요리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이다. 물론 나도 즐겨서 자주 싱가포르의 홀랜드로드에 있는 태국 음식점에 갔었다. 내 태국 친구는 외교관의 아내였다. 태국은 놀랄 만한 진기록이 여러 개 있는 국가이다. 태국은 제국주의 시절에도 식민지배를 받아본 적 없다. 푸미폰 전 태국 국왕이 국민의 아버지로 칭송을 받는 이유 중 하나이다. 4모작도 가능한 태국은 비옥한 토양 덕분에 먹거리가 풍성하다. 과거에 수시로 얼어 죽고 굶어 죽은 한반도 사람들이 그들의 눈에는 딱하고 가엾은 대상이었으리라. 푸미폰 국왕은 제조업이 발달하지 못한 태국 국민이 살길과 국가의 미래를 고심했다. 그의 결론은 바로 관광과 음식이었다. 그래서 7천 개 마을을 골라 특별히 음식 세계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했다. 누구나 지구촌의 의식주에 관심이 많다. 80억명 넘는 세상 사람들이 무엇을 입고 먹으며 어디에 사는가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매일 세 번씩 먹는 음식의 경우, 그 종류나 가짓수가 다양하다. 해외에 나가면 누구나 그 나라의 음식 문화에 신선한 충격을 받는다.오래전 어느 한국인이 김치의 종류를 자랑하자 일본인이 회 종류를 자랑했단다. 그러자 중국인이 웃으며 "우리는 만두 한 종류만 해도 한국과 일본 음식 숫자보다 더 종류가 많다"며 으쓱댔다. 중국인이 국토 면적과 인구 숫자 그리고 전 세계 시골 마을에도 들어가 있는 자국의 음식 문화를 자랑삼아 얘기하며 든 비유였다. 한식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느낀 게 영국인 때문이었다. 싱가포르에서 근무하는 한 영국인이 퇴근하고 나서 김치를 한 통씩 배달하는 게 아닌가? 알고 보니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유럽 남자였다. 낮에 그의 아내가 김치를 담그고 저녁이면 영국인 남편이 김치를 주문한 고객의 집에 배달하는 거였다. 그 영국인은 회사에서 버는 급여보다 김치를 팔아 더 수익을 내고 있었다.20여 년 전 한국 사람인 나를 보고 싱가포르 사람들뿐 아니라 다국적 외국인들이 신기해했다. 자기들이 살아오며 처음 만나본 한국 사람, 게다가 매일 드라마나 사극에서 보던 한식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그런 한류 열풍을 잘 활용해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식을 대접하며 자주 초대했다.태국 국민 살길과 국가 미래 고심한 푸미폰 국왕7천 개 마을 골라 '음식 세계화 프로젝트' 진행지금은 세계인 누구나 좋아하는 요리로 알려져한류 열풍으로 한식 알릴 기회 활짝 열린 지금일회성 행사 아닌 전문적·적극적 투자 필요해무슨 열정으로 그리했는지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준비하기도 했다. 열대지방의 특징인 모닝마켓에도 다녀왔다. 대형마트에 해당하는 싱가포르의 '콜드 스토리지'나 '페어프라이스' 또는 '카르프'에서 장을 봐 놓았다. 한국에서 가져온 식재료와 한국 마트에서도 재료를 구하곤 했다. 며칠 전부터 준비해 냉장고 3대를 가동시켰다.한식을 만들어 뷔페식으로 차리고 다국적 손님들을 초대했었다. 수영장 주변에 초대해서 파티도 열었다. 국적 불문, 인종 불문 모두 한식을 열광적으로 좋아했다. 모든 접시가 다 동이 나곤 했다. 한식과 김치가 일부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비치는지 알고 나서 놀랐다. 김치를 보고 배추를 썩혀서 먹는 줄 알거나 김을 태운 종이로 아는 이들이 있었다. 서양에서는 카사노바가 즐기고 값도 비싸서 일반인들은 그림의 떡인 굴도 문화에 따라 다르게 반응했다. 생굴을 보고 나서 어떤 동남아 사람들은 "마치 가래침 같이 보인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식혜를 보면 "누가 밥을 먹고서 토해놓은 것 같다"며 못 먹는 이들도 봤다. "한국식 찰떡은 이가 달라붙는 본드 같다"고 하는 이들도 있었다. "마른 오징어는 시체 썩는 냄새"라며 거의 졸도한다. 그리고 "가죽 구두를 씹는 느낌"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미역국을 보고는 바다 이끼를 먹는 줄 알고 기겁하는 이가 있기도 하다. 외국 사람들이 대체로 가장 졸도하는 건 산낙지와 번데기다. 언젠가 외국 방송국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화가 난 적 있다. 한 외국 사람이 한국에 두루 여행을 다니며 문화와 음식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시청률을 높이려는 의도였던 것 같다. DMZ 근처에서 "한반도가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이고 대치 상태"라며 "얼마나 위험한 나라인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 장면이 지나가고 나자 부산의 자갈치 시장도 보여줬다. 어느 상인이 산낙지를 썰어 참기름장에 찍어서 건네자 "토할 것 같다"고 하는 게 아닌가? 너무 무례했다. 자기 문화 기준으로 토할 것 같이 보이더라도 전 세계에 나갈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그런 표현을 한 건 상식 밖이다. 정 못 먹겠으면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낯선 음식이다" 정도로 말했어야 예의가 아닐까? 그 다큐를 본 이들은 대부분 한국에 실제로 와본 적도 없는 이들이다. 한국이 너무 위험하고 한국인이 혐오 식품, 괴기스러운 걸 먹는 줄 안다. 심지어 어느 외국인은 한국 사람들이 삼시 세끼 개고기만 먹는 줄 오해를 하고 있기도 하다. 사람들은 흔히 자기가 본 거나 경험한 것이 세상의 전부인 줄 착각하며 살아간다.의외로 외국인들은 홍어를 좋아한다. 자꾸 먹어보고 싶어 한다. 간장게장도 회도, 파전도 즐긴다. 막걸리도 엄청 좋아한다. 한국이 불과 30년 만에 지구촌에 두루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한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국가경쟁력이 높아지니까 한식도 더 흥미를 끈다. 우리가 1960년대처럼 살고 있다면 외국인들은 한식을 전혀 쳐다보지도 않았을 것이다.한국이 가난할 때는 외국에서 "김치 냄새가 난다"거나 청국장 냄새를 맡고 "시체 썩는 듯한 악취가 난다"고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했다. 마른 오징어 냄새에 외국 공항에 탐지견과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김치를 알고 싶다"느니 "배우고 싶다"고 하거나 "먹고 싶다"고 줄을 선다. 예전에도 지금도 김치는 김치이다. 김치 냄새가 향기로 바뀐 건 국가의 위상 덕분이다.한국 음식은 지역별로 특색이 있다. 호남 음식은 예술의 경지이다. 어느 외국 친구는 영국 런던에 7억5천만원쯤 투자해 한식당을 열기로 했다. 내가 아이디어도 줬다. 파리의 경우 현재 300군데쯤 외국인이 운영하던 음식점들이 한식집으로 변신했다. 이를테면 중식당, 일식당 등도 간판을 한식당으로 내걸고 짝퉁 한식을 판다. 제대로 한국인이 한식을 파는 곳은 몇 군데 안 된다.우리가 한식당을 제대로 운영하면 인기도 얻고 성공도 할 수 있다. 현지에 한국 요리사를 보내 달라고 하거나 한식당을 운영하라고 권유하는 나라가 줄을 잇는다. 한식 프로젝트에 고문으로 모시고 싶은 전문가도 있다. 정부나 지자체 조직들이 왜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있다. 보이는 게 있고 세상이 열광하는 데도 대체로 대응을 못 한다는 느낌도 있다. 관계자들이 일회성 행사에만 치중한다는 생각이다. 지구촌에 널리 퍼질 한식 아이템이 무궁무진하다. 세 분야의 카테고리로 나눠야 된다.한국인이 해외에 나가 한식으로 많은 매출도 올리고 인생 역전을 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상상도 불가능했던 기적이 일어난다. 돈을 추구만 하기보다 한식 문화 전도사가 돼야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푸미폰 전 국왕이 노력하자 태국 요리가 오늘날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미얀마 출신 귀부인도 태국 요리에 열광했다. 만약 우리나라도 의지를 가지고 한식에 마음을 연다면 한식 세계 진출은 쉽게 길이 열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도 한식당, 한식 푸드 트럭이 대박 행진 중이다. 그러나 그 숫자가 지구촌에 1천 개 도시도 안 된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기회가 열려 있다는 뜻이고 이제 시작이다. 로컬 AI블루테크 크리에이터〈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장수현기자로컬 AI블루테크 크리에이터
2024.02.02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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