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형환의 日食 탐구생활] 시메사바

  • 입력 2012-04-20   |  발행일 2012-04-20 제42면   |  수정 2012-04-20
소금과 식초에 절여 운반중 발효되는 고등어초회…관서지방선 ‘키즈시’라 불러
[도형환의 日食 탐구생활] 시메사바

시메사바는 ‘고등어초회’를 의미합니다.

시메는 ‘졸라매다’, 사바는 ‘고등어’를 뜻합니다. 시메사바는 한마디로 ‘살이 팽팽해진 고등어’란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본다면 동해에서 잡은 고등어를 시내, 즉 교토나 도쿄로 옮기기 위해 소금으로 절이는 과정이 필요했는데(우리나라의 안동 간고등어와 비슷) 그것이 오늘날 시메사바의 시초라 하겠습니다. 소금과 식초에 절여진 고등어는 운반 중 부드럽게 발효되어 나름의 매력적인 풍미가 생겨났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교토사람의 미각을 사로잡은 음식이 바로 고등어초회, 시메사바입니다. 시메사바는 결국은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가운데 태어난 독특한 음식입니다. 시메사바는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아 무역의 꽃이 되면서 차마고도(중국의 보이차길)처럼 ‘사바카이도’라는 고등어길까지 생겨났다고 합니다.

시메사바는 지역별로 먹는 방법과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다른데요, 관동지방에서는 간장에 찍어 먹지만 관서지방에서는 그대로 먹습니다.

관서지방에서는 이름도 ‘키즈시’ 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시메사바의 사투리입니다. 시메사바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어 일본인들의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만드는 법을 살펴보면, 고등어는 눈이 붉게 변하지 않고 살이 탱탱한 것으로 고릅니다. 머리와 내장, 피를 제거한 후 세장 뜨기(뼈를 중심으로 위아래 살만을 발라내는 것)를 합니다. 포를 뜬 고등어를 굵은 소금에 40~45분 절여서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식초와 물을 2대 1 비율로 섞어 레몬즙과 설탕을 넣은 후 초물을 완성합니다. 절여둔 생선살을 꺼내 굵은 소금을 씻은 후 초물에 40여분 담가둡니다. 이때 소주나 청주, 또는 화이트와인을 조금 넣으면 비린내를 좀 잡으실 수 있습니다. 하얗게 변한 고등어 껍질을 손으로 벗겨 24시간 냉장고에서 숙성합니다. 숙성된 고등어를 꺼내 물기를 제거한 후 두툼하게 썰어 생강도 좀 갈고, 쪽파를 쫑쫑 썰고, 고추냉이(와사비)를 곁들여 같이 드시면 환상의 고등어초회의 맛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일본음식 전문 ‘가츠라’ 대구·경북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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