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갑상선 안병증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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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6-03  |  수정 2014-06-03 09:19  |  발행일 2014-06-03 제21면
안구 돌출·複視 넘어 시력상실까지…
갑상선 기능 저하가 부르는 눈의 이상
[전문의에게 듣는다] 갑상선 안병증
■ 경북대병원 안과 손병재 교수

안과를 찾는 환자 중 눈꺼풀이 붓거나 안구가 돌출되고 눈이 커지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피검사에서 갑상선호르몬 수치가 높아 ‘갑상선 항진증’으로 진단받기도 한다. 대개 갑상선 항진증은 맥박이 빨라지고, 체중이 줄며, 땀이 많이 나는 등의 증상이 있지만 이렇게 눈의 증상(갑상선 안병증)이 먼저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초기엔 눈물 나고 붓고 충혈
갑상선 치료 후 나타나기도
상태 악화시키는 흡연 금물
돌출 심할땐 안와감압술 치료

◆갑상선 안병증

갑상선 안병증이란 갑상선 기능이상과 동반해 나타나는 눈의 이상이다. 경미한 눈꺼풀의 이상만 나타날 수도 있다. 하지만 눈의 돌출 및 눈꺼풀 후퇴로 인한 외관상 문제,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현상 또는 시신경이 손상되어 시력 상실까지 발생하므로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문의에게 듣는다] 갑상선 안병증
갑상선 안병증으로 인해 좌측 눈이 위쪽 방향을 보지 못하는 모습(위쪽)과 눈꺼풀 변화와 함께 안구가 돌출된 모습. <경북대병원 제공>

경북대병원 손병재 안과 교수는 “환자마다 안병증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서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증상이 각기 다를 수 있다”며 “결국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도 단계별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증상은 갑상선에 이상이 생길 경우 몸의 면역체계에도 이상이 생겨 눈에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도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대부분은 갑상선 기능이 항진되어 있을 때 잘 나타나지만, 기능이 저하됐을 때 혹은 갑상선 치료 후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된 뒤에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병의 진행을 예측하기가 무척 힘든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병의 경과를 악화시키는 위험인자 중 가장 의미 있는 것은 흡연이므로 모든 환자들은 반드시 담배를 끊어야 한다.

갑상선기능의 항진이 있으면 두근거림, 체중감소, 생리불순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만성피로감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가 힘들어진다. 갑상선의 이상유무는 갑상선 기능검사로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데, 대부분 피검사만으로 진단할 수 있다. 안과적 검사로 시력이상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력측정, 시야검사, 색각검사 등이 필요하며 안구돌출계 검사로 눈의 돌출 정도를 측정한다. 또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눈에 나타나는 전반적인 변화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



[전문의에게 듣는다] 갑상선 안병증

◆증상과 치료

갑상선 안병증의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는 눈을 움직이는 근육과 눈을 둘러싸고 있는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고 붓는 것이다. 처음 갑상선 안병증이 발생하면 눈물이 나고, 눈 주위가 붓고, 흰 눈동자가 빨갛게 충혈된다. 눈꺼풀이 덜 감기기 때문에 눈이 외부에 장기간 노출되어 눈물이 부족한 건성안이 나타나 눈이 빡빡하고 모래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을 느낄 수 있다.

눈꺼풀 조직에도 염증이 발생해 눈꺼풀이 붓고 충혈이 생기기도 한다. 이후 눈꺼풀 조직의 섬유화와 신경자극으로 인해 눈을 치켜뜨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인다. 이로 인해 정상인에게서는 보이지 않는 검은 눈동자의 아래 혹은 위 흰자위가 노출되어 보이게 되는데 이를 ‘눈꺼풀 후퇴’라고 한다.

안구돌출도 발생한다. 갑상선 안병증이 진행되면서 눈을 움직이는 근육이 비대해지고, 눈 뒤에 있는 지방이 부어 오르면서 눈이 앞으로 돌출된다. 돌출되는 정도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서 명확히 말하기 어렵다. 안구돌출이 있으면 외모에 변화가 생겨 심한 경우에는 사회생활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또 잠잘 때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아 각막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부었던 눈 근육의 탄력이 없어지고 딱딱해져 눈을 잘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두 눈의 초점이 맞지 않아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현상이 발생하고 사시가 나타날 수 있다. 눈의 근육이 완전히 딱딱하게 굳기 전에 약물 치료로 장애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심하지 않은 갑상선 안병증 환자 대부분은 인공눈물, 점안 스테로이드제와 같은 안약으로 눈의 불편감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심한 갑상선 안병증 환자의 경우 초기 활동성 염증기와 후기의 비활동성 섬유기로 나누어 치료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눈이 충혈되고 붓고 통증이 발생하는 초기 활동성 염증기에는 증상을 완화시키고 후기에 발생할 수 있는 안구돌출, 사시, 눈꺼풀 후퇴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 전신적인 스테로이드제 치료나 안와 방사선 치료를 사용할 수 있다. 초기 염증기 이후 안구 주위 조직에 섬유화가 진행하면서 비가역적인 눈의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이때에는 병의 심한 정도나 환자의 요구에 따라 목적에 맞는 수술이 이뤄져야 한다.

안구 돌출이 심한 경우 뼈 안와감압술을 시행하고, 사시로 인한 복시 증상은 사시수술로 교정하며, 눈꺼풀 후퇴로 외모의 변화와 안구 건조증이 심할 경우 눈꺼풀 수술로 교정하게 된다. 안와감압술은 갑상선 안병증으로 인해 안구돌출이 심하거나 시신경 압박으로 인한 시력감퇴가 심할 때 시행되는 대표적 수술방법이다.

손 교수는 “안와감압술은 눈 뒤쪽의 안와 뼈와 지방을 제거, 눈 주위조직의 부피를 줄이고 조직들이 주변의 빈 공간으로 분산되도록 해 시신경 압박을 완화시켜 눈을 들어가게 한다”며 “이러한 수술은 갑상선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되고 눈의 이상도 변화를 보이지 않을 때 실시된다”고 설명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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