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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만으로 체중이 감량되지 않는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세요.” 비만이라고 하면 흔히 ‘살이 찐’ ‘체중이 많이 나가는’ 상태로 생각하곤 한다. 특히 요즘 이상적인 체형에 대한 편견으로 국내 여성의 34.4%가 본인이 비만하다고 생각하고, 13.1%는 정상체중이면서 비만하다고 여긴다. 비만의 정확한 기준은 무엇일까.
남성에 흔한 배만 나온 사과형
내장지방 많고 합병증 위험 커
배꼽 아래 지방 몰린 形과 구분
근골격계 질환·발암 인자 작용
전문의에 유형·합병증 진료를
치료의 기본은 운동·식이요법
약물·수술치료 때도 꼭 필요해
비만은 과도한 체지방이 축적된 상태로, 이로 인해 대사 장애가 유발된 상태를 말한다. 가장 표준화된 비만 정의 지표는 체질량지수다. 체질량지수는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눠 계산한다.
한국인은 체질량지수가 18.5~22.9㎏/㎡ 사이에 해당될 때 정상 체중이다. 키 160㎝의 성인을 예로 들면 47~59㎏ 정도가 적당한 건강한 체중이다. 비만은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일 때, 고도비만은 30㎏/㎡ 이상일 때로 정의한다. 즉 키 160㎝의 성인이 64㎏ 이상이면 비만으로, 76.8㎏ 이상이면 고도비만의 기준에 들어가는 것이다.
흔히 비만의 유형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는데 하나는 배만 많이 나온 사과형(apple type)과 배꼽 아래쪽에 지방이 몰린 서양배형(pear type)이다. 남성 비만환자에서 가장 흔한 형태는 사과형인데, 이는 내장지방이 많고 심혈관질환과 같은 합병증의 위험이 더욱 증가하는 형태라고 알려져 있어 같은 체중이라 할지라도 더 적극적인 관리를 요한다.
비만이 최근 질병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여러 주요 질환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허혈성 심질환, 뇌졸중,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대장암, 유방암, 폐암, 전립선암 등의 주요 발암인자이기도 하다.
이는 신체적, 정신적, 심리적 및 사회적으로 개인의 건강과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체중 감량은 비만과 관련된 여러 가지 질환에 의한 합병증을 감소시키고 개인의 정신적·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므로 비만 치료는 중요하다.
비만을 치료하기에 앞서 비만 유형과 상태, 합병증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
비만 클리닉을 방문하면 비만 여부와 합병증 유무를 확인하고 나이와 동반질환에 따라 개별화해 신체검사(혈압, 키, 몸무게, 체질량지수, 허리둘레), 체지방검사(인바디), 혈액검사(혈당, 콜레스테롤, 간기능, 요산, 갑상선기능검사 등), 심전도, 영상의학적 검사(복부 초음파나 CT) 등을 시행한다. 이를 통해 확인된 비만 상태에 따라 차별화된 비만 치료를 하게 된다.
환자가 원하는 감량 목표와 의학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감량 목표가 다른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여성, 젊을수록, 미용 목적일수록 많은 감량을 원하는데, 체중감량 목표는 현재 체중의 5~10% 감량과 이 체중을 유지해 요요현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적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치료 전 체중의 3~5%만 감량해도 비만과 관련된 동반질환을 의미있게 개선시킬 수 있으므로 체중 감량의 정도보다 건강 증진에 목적을 둬야 한다.
비만 치료의 가장 기본은 운동요법과 식이요법이다. 이도 효과가 없을 경우 약물치료를 병행하고, 초고도비만이거나 심한 합병증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수술치료를 고려한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약물치료나 수술치료를 해도 반드시 운동과 식이요법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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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병원 고혜진 교수 |
에너지 필요량보다 500㎉ 정도를 적게 섭취하면 일주일에 0.5~1.0㎏ 정도를 줄여, 신체적으로 큰 지장을 주지 않고 환자가 실천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칼로리 제한으로 많이 권장된다. 운동은 비만 치료에 반드시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중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45분씩 주당 5일 빈도로 시행하고, 8~12회 반복할 수 있는 중량의 근력운동 8~10종목 1~2세트를 주당 2회 시행하도록 한다. 운동의 유형은 개개인이 선호하는 운동을 하되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만을 치료하는 약물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입맛을 떨어뜨려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를 감소시키는 식욕억제제다. 약물마다 적응증과 금기증이 있으며, 체중감량의 정도에도 차이가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의 후 처방받아야 한다.
둘째, 배설을 증가시키는 계열의 약물로 가장 대표적인 약물로는 리파아제 억제제가 있다. 이는 섭취한 지방의 일부를 대변으로 배설시켜 흡수되지 않도록 하는 약물이다.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변실금이나 지방변과 같은 불편감이 있을 수 있다. 현재까지 사용하는 비만 치료 약물은 운동과 식이요법을 시행한 대상자에 비해 의미있게 차이 있는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으며, 그 효과는 평균 5~10%의 체중감량이 입증됐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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