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리포트] 알쏭달쏭한 구속기준(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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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25 07:29  |  수정 2017-08-25 07:29  |  발행일 2017-08-25 제10면
[변호인 리포트] 알쏭달쏭한 구속기준(Ⅰ)

헌법과 형사소송법은 인신구속의 절차와 관련해 경찰의 영장신청, 검사의 구속청구, 법원의 허부 판단의 3단계 절차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물론 2단계 절차도 가능하다. 경찰 송치의견을 무시하고 검사가 직접 영장을 청구하는 사례와 애초부터 검사의 직수사 사건이 그러하다.

이런 경우 시민들은 검사의 청구기준과 판사의 발부기준이 몹시 궁금해 때로는 의구심을 갖는다. 혹시 구속기소되는 자와 불구속기소되는 자 간에 무전유죄, 유전무죄의 법칙이 작동한 걸 아닐까 하는 의심이다.

실제 개별 사건의 구속사유는 공개되지 않고, 중요사건에서 공보판사의 입을 통해 미약하게 언론에 공개되는 실정이니 당연하다. 구속기준은 무엇이며, 어떤 경우에 구속되는가. 사례를 통해 이해할 수밖에 없다.

범죄혐의의 상당한 이유, 주거부정, 도주우려, 증거인멸의 위험이 구속사유다. 그것을 판단하는데 있어 고려할 사항은 범죄 중대성, 재범 위험성, 피해자 등에 대한 위해우려다(형사소송법 제70조). 어떤 경우가 이에 해당하는가. 법원의 구속사례를 본다.

첫째, 심학봉 전 의원은 성폭행 혐의로 수사가 시작됐다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대구지방법원에 의해 구속됐다. 그리고 뇌물과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징역 4년 3월이 확정됐다. 월드클래스 300이라는 정부지원사업 선정을 대가로 뇌물을 받으면서 쪼개기 후원금 형태를 취했으니 증거인멸의 위험이 높았던 사건이다.

둘째, 연세대 실험실에서 필로폰을 제조한 대학원 졸업생이 마약류관리법위반죄로 구속기소됐다. 이 사례는 채팅앱을 통해 공범자와 저지른 죄였다. 제조한 필로폰이 무려 13㎏라 하니 범죄가 중대하고, 공범관련 증거인멸할 가능성이 있었다. 중한 죄는 도주가능성도 높다.

셋째, 안종범 전 청와대수석에게 뇌물을 공여한 김영재 원장의 부인은 구속기소된 후 징역 1년이 선고됐다. 수뢰자 역시 금품과 미용시술이 대가성이 없었다고 부인한 점을 보면 쌍방 입을 맞추어 진실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높았다.

넷째, 최규선씨를 도피시킨 여성은 증거인멸과 도망염려로 구속됐다. 중대 범죄자를 15일간 도피시킨 사람이라면 향후 자신의 도피처를 찾는 데도 전문가라 할 수 있다.

다섯째, 234억원을 부동산 투자를 빙자해 사기친 대구의 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가 구속 기소됐다. 범죄 중대성이 최대의 고려사항이었을 것이다.

여섯째, 회삿돈 700억원을 횡령하고 이 중 55억원을 리베이트로 제공한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구속됐다.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의사들과 회사 영업부 직원들을 회유하여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높다. 영업직원들의 개인 비리에 불과하므로 억울하다고 피의자가 변명한 점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천주현 형사전문 변호사(법학박사) www.broth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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