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한류의 중심 대구 .3] 대구 음식의 세계화, 매콤달콤 K치킨의 성지…치맥축제로 세계인 입맛 잡다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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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4   |  발행일 2021-11-04 제10면   |  수정 2021-11-0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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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시작된 '대구치맥페스티벌'은 불과 수년만에 지역 대표 축제로 성장했다. 사진은 대구치맥페스티벌에 참가한 이들이 셀카로 축제장의 분위기를 담고있는 모습. 〈영남일보 DB〉
한류(韓流) 바람을 타고 한국의 맛도 세계로 퍼지고 있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접하는 이들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한식을 즐기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로 진출한 한식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한류 초창기 김치, 갈비, 떡볶이, 비빔밥, 불고기 등이 소개된 이후 보다 다채로운 한식이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한식의 세계화는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친환경 건강식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한식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특히 한식은 한류 명소와 더불어 대표적인 한류 관광 자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가적인 이미지 향상을 넘어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국제 관광도시를 꿈꾸는 대구도 한류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한식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다. '신한류의 중심 대구' 시리즈 3편에서는 대구의 음식 한류에 대해 다룬다.

외국인 최애 한식으로 '치킨' 꼽아
먹거리·한류명소는 최고 관광자원
대구도 한식콘텐츠 활용 관광객 유치

2013년 7월 시작된 '치맥페스티벌'
수년만에 국내외 관광객 100만명
2019년 생산 유발 효과만 245억원
닭요리 외에도 10개 향토음식 인기


◆명실상부한 '치킨의 성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2021 글로벌 한류 트렌드'에 따르면 외국인이 한국에 대한 연상 이미지로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은 'K-pop'(16.8%)과 '한식'(12.0%)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류 콘텐츠 인기도에서는 음식이 7년째(2014~2020년) 1위를 차지했다. 한식이 한류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그렇다면 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식은 어떤 것일까. 농림축산식품부 '2020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결과, 외국인이 선호하는 한식은 한국식 치킨(13.3%)이었다. 김치(11.9%)나 비빔밥(10.3%), 불고기(8.6%)보다 높았다. '향후 먹어볼 생각이 있는 한식'에서도 치킨이 1위(29.3%·중복 응답)를 차지했다.

2013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여주인공이 "눈 오는 날에는 치맥이 짱인데"라고 말한 뒤 중화권에 치킨 열풍이 불더니 어느새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모양새다.

인기 상종가인 한국식 치킨을 이야기할 때 대구를 빼놓을 수 없다. 대구는 조선시대부터 닭소비가 유독 많았던 도시다. 문헌에 따르면 서문시장에 '계전곡'이라는 닭 파는 가게가 주를 이루는 골목이 있었고, 그 규모가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였다고 한다. 이후에도 대구에는 양계장과 도계공장이 많아 닭 요릿집이 발달했다.

치킨 프랜차이즈도 대구에서 시작됐다. 한국식 치킨의 모태가 된 멕시칸치킨을 필두로 수많은 프랜차이즈 업체가 대구를 중심으로 태동했다. 멕시카나, 페리카나, 처갓집 양념통닭 등이 80년대부터 자리를 잡았고 이후에도 스모프치킨, 또이스치킨, 종국이두마리치킨, 별별치킨, 치킨파티 등도 대구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전국에서 유일한 치킨만들기 체험 테마파크 '땅땅랜드'를 운영 중인 땅땅치킨의 연고지도 대구다. "1인 1닭은 기본"을 외치는 치킨 마니아라면 꼭 들러야 할 치킨의 성지가 바로 대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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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뜨겁게 즐기는 '치맥 페스티벌'

매년 7월이면 대구에선 한바탕 떠들썩한 축제가 펼쳐진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대구의 '소울 푸드'인 치킨을 신나게 먹고 즐길 수 있는 여름 축제다. 2013년 첫 축제가 시작된 이후 '대구치맥페스티벌'은 불과 수년 만에 대구지역 대표 축제로 성장했다. 2018년 행사 때는 100만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될 정도다. 올해와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축제가 취소됐지만 2019년 행사 당시만 해도 135개 업체가 255개의 부스를 운영했다. 축제에 참여한 치킨 업체와 맥주 브랜드도 50여곳에 달했고, 생산유발효과만 24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닭요리 하면 닭똥집(모래주머니·근위)튀김도 빼놓을 수 없다. 동구 평화시장에는 닭똥집 요리를 전문으로하는 음식점이 몰려있는 골목이 형성돼 있다. 1970년대 주머니 가벼운 서민들을 위한 술안주로 개발된 닭똥집 튀김은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으로 입소문이 퍼졌고, 대구의 대표 야식으로 발전했다. 2015년부터 닭똥집 골목은 대구치맥페스티벌에도 동참하고 있다.

닭요리 외에도 대구에는 십미(十味)가 있다. 말 그대로 대구를 대표하는 10개의 향토음식이다. 주인공은 육개장, 막창구이, 뭉티기, 찜갈비, 논매기매운탕, 복어불고기, 누른 국수, 무침회, 야키우동, 납작만두다. 다른 지역에선 좀처럼 맛볼 수 없는 음식이 주를 이룬다. 대구빵지순례와 함께 대구 십미도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점차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글=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그래픽=최은지기자 jji122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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