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산불, 강풍에 날려 전신주 합선 일으킨 반사필름이 원인

  • 남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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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17   |  발행일 2022-02-18 제8면   |  수정 2022-02-17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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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피해를 낸 영덕산불의 최초 발화지점인 지품면 삼화리 야산에서 영덕군과 산림당국 관계자들이 발화원인을 찾고 있다.(영덕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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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산불의 발화원인으로 추정되는 농업용 반사필름이 타다남은 채 최초 발화지점인 영덕군 지품면 삼화리 야산에서 발견됐다.(영덕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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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산불의 발화원인으로 추정되는 반사필름 잔해가 지품면 삼화리 야산에서 빌견돼 정밀감식을 위해 증거물로 표시해둔 모습(영덕군 제공)

36시간만에 진화된 경북 영덕군 지름면 대형 산불의 원인이 전신주 스파크 발생에 따른 것이라는 잠정결론이 나왔다.


영덕군에 따르면, 이번 산불의 발화 원인으로 농업용(과수) 반사필름이 강풍에 날아가 전신주에 닿아 합선으로 튄 불꽃이 바짝 마른 수목에 옮겨붙어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산불은 지난 15일 오전 4시 20분쯤 지품면 삼화리에서 발생해 주변 임야 4㏊를 태우고 7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강풍을 타고 16일 오전 2시쯤 재발화돼 영덕읍 화천리 야산 등으로 옮겨붙어 주변 임야 약 400㏊가 불에 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덕군과 산림 당국은 산불 원인 1차 조사에서 전신주에 타다 남은 반사필름 흔적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덕군 관계자는 "먼저 산불방지협회 조사에서 이 같은 결론이 나왔고 소방청 화재감식반에서 정밀감식을 위해 증거물로 수거해갔다"고 설명했다.


산불 원인으로 지목된 과수용 반사필름은 사과 등의 빛깔을 잘 내게 하고 생육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 과수원 바닥에 깔아놓는 필수 농자재 중 하나다. 가연성 재질인 비닐에 전기가 잘 통하는 알루미늄을 증착한 것으로 잘 썩지 않고 바람에 날려 전신주에 걸리면 정전이나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사필름을 사용한 개별 농가들은 사용 후 본인이 직접 수거해 지정된 환경처리기관에 무상으로 반납하게 돼 있다. 그러나 일손 부족과 번거로움 등의 이유로 그대로 쌓아놓고 있는 등 반사필름 수거 관리가 허술한 것이 현실이다. 반사필름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현재 영덕에서는 6백여 과수 농가가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덕군 관계자는 "현행법상 합성수지로 분류된 반사필름의 사후처리는 개별농가에서 직접 반납하게 돼 있어 사실상 완벽한 수거는 어렵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산불을 내면 산림보호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민사적 책임도 지게 된다. 

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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