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피해를 낸 영덕산불의 최초 발화지점인 지품면 삼화리 야산에서 영덕군과 산림당국 관계자들이 발화원인을 찾고 있다.(영덕군 제공) |
영덕 산불의 발화원인으로 추정되는 농업용 반사필름이 타다남은 채 최초 발화지점인 영덕군 지품면 삼화리 야산에서 발견됐다.(영덕군 제공) |
영덕 산불의 발화원인으로 추정되는 반사필름 잔해가 지품면 삼화리 야산에서 빌견돼 정밀감식을 위해 증거물로 표시해둔 모습(영덕군 제공) |
36시간만에 진화된 경북 영덕군 지름면 대형 산불의 원인이 전신주 스파크 발생에 따른 것이라는 잠정결론이 나왔다.
영덕군에 따르면, 이번 산불의 발화 원인으로 농업용(과수) 반사필름이 강풍에 날아가 전신주에 닿아 합선으로 튄 불꽃이 바짝 마른 수목에 옮겨붙어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 산불은 지난 15일 오전 4시 20분쯤 지품면 삼화리에서 발생해 주변 임야 4㏊를 태우고 7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강풍을 타고 16일 오전 2시쯤 재발화돼 영덕읍 화천리 야산 등으로 옮겨붙어 주변 임야 약 400㏊가 불에 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덕군과 산림 당국은 산불 원인 1차 조사에서 전신주에 타다 남은 반사필름 흔적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덕군 관계자는 "먼저 산불방지협회 조사에서 이 같은 결론이 나왔고 소방청 화재감식반에서 정밀감식을 위해 증거물로 수거해갔다"고 설명했다.
산불 원인으로 지목된 과수용 반사필름은 사과 등의 빛깔을 잘 내게 하고 생육과 품질을 높이기 위해 과수원 바닥에 깔아놓는 필수 농자재 중 하나다. 가연성 재질인 비닐에 전기가 잘 통하는 알루미늄을 증착한 것으로 잘 썩지 않고 바람에 날려 전신주에 걸리면 정전이나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반사필름을 사용한 개별 농가들은 사용 후 본인이 직접 수거해 지정된 환경처리기관에 무상으로 반납하게 돼 있다. 그러나 일손 부족과 번거로움 등의 이유로 그대로 쌓아놓고 있는 등 반사필름 수거 관리가 허술한 것이 현실이다. 반사필름 사용이 보편화하면서 현재 영덕에서는 6백여 과수 농가가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영덕군 관계자는 "현행법상 합성수지로 분류된 반사필름의 사후처리는 개별농가에서 직접 반납하게 돼 있어 사실상 완벽한 수거는 어렵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산불을 내면 산림보호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민사적 책임도 지게 된다.
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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