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비문증, 시야 가려보이면 반드시 정밀검사 받아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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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25 07:15  |  수정 2022-10-25 07:16  |  발행일 2022-10-25 제17면
눈 앞에 벌레 등 점 같은 작은 물체 떠다니는 현상
근시 심할수록 빨리 발생…젊은 층도 조심해야
고혈압·당뇨 등일 경우 눈 이상유무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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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프로그래머인 김모(32)씨는 최근 안과를 찾았다. 날파리 같은 작은 물체가 눈앞에 아른거려서다. 병원을 찾은 결과 '비문증' 진단을 받았다. 비문증은 눈앞에 벌레나 실오라기, 점 같은 작은 물체가 떠다니는 현상으로, 날파리증이라는 병명으로 불린다.

김씨는 "비문증은 주로 눈의 노화로 발생하는 탓에 40대 이상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조금 일찍 온 경우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불편을 호소하는 20~30대 젊은 비문증 환자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늘면서 젊은 비문증 환자도 덩달아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스마트폰, TV,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오래 볼 경우 눈에 피로가 쌓이게 되고, 이것이 눈의 노화를 부추겨 비문증을 유발하거나 평소 느끼지 못했던 비문증을 더 민감하게 느끼게 만든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16년 기준 비문증 환자 연령대는 50대와 60대가 각각 30.2%와 30.7%로 가장 많았고, 40대(12.3%), 70대(11.4%), 30대(6.6%), 20대(4.0%)가 그 뒤를 이었다. 성별로 보면, 여자 63.0%로 남자(37.0%)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이런 비문증 환자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 11만명이던 것이 2016년 22만명 이상으로 10년도 안 된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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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잘보는안과 이정호 원장

◆날파리증(비문증)이란

눈앞에 벌레 같은 작은 물체가 떠다니는 현상을 날파리증(비문증)이라고 한다. 사람 눈은 유리체라고 하는 날계란의 흰자와 같은 젤 형태의 물체가 채우고 있다. 그런데 이 유리체는 나이가 들면서 점차적으로 물의 형태로 바뀌게 되고, 젤리를 구성하는 미세 섬유들이 뭉치게 되면서 여러 형태의 굵은 섬유가 되고, 이것이 유리체 혼탁을 구성하게 된다. 이러한 혼탁은 빛에 의해 그림자를 만들면서 눈앞에 파리나 모기 같은 곤충 모양, 점, 원, 아지랑이, 실오라기 등 다양한 형태가 있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런 비문은 눈을 감아도 보일 수 있고, 보고자 하는 방향을 따라다니면서 시야의 일부를 가리기도 한다. 주로 맑은 하늘이나 하얀 벽, 하얀 물컵을 배경으로 보았을 때 더 뚜렷하게 보인다.

◆날파리증이 생기는 원인은

이런 날파리증의 대부분은 노인성 변화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근시가 심할수록 더욱더 빨리 발생해 이른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설명했다.

또 눈의 노화가 진행하면서 눈 속의 유리체의 부피가 줄어들고 주름이 생겨 부유물을 형성하기도 한다. 이 부유물이 그림자를 만들어 날파리처럼 보이는 것. 따라서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으로 날파리증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날파리증을 호소하는 환자 중 치료를 필요로 하는 망막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단순히 나이 탓만 하면서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날파리증을 보이는 대표 질환으로 유리체출혈, 망막열공 혹은 망막박리, 그리고 포도막염 3가지가 있다.

유리체출혈은 눈의 신경조직인 망막의 혈관이나 다른 눈조직의 혈관 이상으로 출혈이 발생, 유리체에 피가 고이면 날파리증이 생기게 되는 경우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게 잘 나타나고, 심하게 풍선을 불거나 악기를 부는 경우에도 드물게 발생한다.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는 망막신경이 찢어져 열공이 발생한 경우에 날파리증이 생긴다. 이것을 방치하면 망막이 종잇장처럼 떨어지는 심각한 질환인 망막박리가 생길 수 있고 이 경우 커튼이 처진 것처럼 눈의 일부분이 안 보이는 증상도 같이 발생할 수 있다.

눈 속에 염증성 질환인 포도막염은 염증이 발생하면 검은 점들이 많이 보이고 뿌옇게 흐려 보이고, 흰자가 빨갛게 충혈이 되고 안통을 느끼기도 한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새로이 발생한 날파리증이나 갑작스럽게 눈에서 불이 번쩍거리는 것이 느껴지고 시야의 일부분이 가려보이거나 할 경우 반드시 안과의사에게 정밀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했다. 이 증상이 단순한 노화현상인지 아니면 치료가 필요한 사항인지 구별해 대처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정밀안저검사를 통해 그 현상이 단순한 날파리증으로 확인되면 일단 안심해도 된다. 처음에는 비문증으로 굉장히 불편하지만, 대부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옅어지고 적응이 되고, 추가증상이 없는지 정도만 확인하면 된다.

문제는 갑자기 떠다니는 물체가 많아지거나 눈앞에 무엇이 가리는 것 같은 증상이 느껴질 때다. 이럴 경우 반드시 안과의사에게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 단순히 노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 망막질환에 의한 것일 수 있는 만큼 해당 질환 발병 여부를 확인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치료받고 있는 경우 △시력이 많이 나쁜 고도근시의 경우 △기타 면역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마지막으로 최근 눈의 외상을 입은 경우에 비문증이 발생하면 눈의 이상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유리체출혈 혹은 망막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출혈의 원인이 눈의 문제인지 아니면 신체적 문제인지 구분해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망막열공이나 망막박리인 경우에는 정도와 발생범위에 따라 국소적인 경우 레이저를 이용해 방벽레이저광응고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범위가 넓은 경우에는 수술적치료가 필요하다. 포도막염인 경우 정도에 따른 치료가 필요하고, 신체적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검사와 영상의학적 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잘보는안과 이정호 원장은 "비문증 대부분은 눈의 자연적 노화 현상의 일부분이나 경우에 따라 눈이상이나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처음 비문증을 느끼거나 원래 비문증이 있었는데 갑자기 심해진 경우, 비문증과 불이 번쩍거리는 광시증 그리고 일부 시야가 감소되거나 시력이 저하를 보이는 경우에는 반드시 안과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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