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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한 시민이 '빼빼로데이'인 오는 11일 지인에게 나눠 주고자 구입한 빼빼로. 강승규 기자 |
올해 '빼빼로데이(11월11일)' 분위기는 예년 같지 않다. 유통업계가 '이태원 참사' 애도 분위기에 동참해 각종 마케팅과 행사를 전면 축소하거나 취소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민들도 장기화 되고 있는 경기 침체로 매달 반복되는 기념일 챙기지 버거운 분위기다.
빼빼로데이 이틀 앞둔 9일 오후 대구 달성군 화원읍 한 편의점. 입구부터 '빼빼로 DAY'라는 현수막과 포스터가 붙어 있었지만 빼빼로를 들여다보는 손님은 거의 없었다. 여러 빼빼로를 묶어 판매하는 기획 상품도 지난해 보단 적었다. 편의점 직원은 "진열된 제품을 보고 한 두 개씩 빼빼로 제품을 사 가는 손님은 있지만 대량으로 사 가는 손님은 아직 없다"며 "행사 당일까지 기다려 봐야 알겠지만 예년 같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달성군 다사읍에 있는 한 소형 마트는 빼빼로 매대뿐 아니라 현수막도 제작하지 않았다. 마트 대표 박모씨는 "올해부터는 빼빼로데이 관련 매대를 안 만들기로 했다"며 "이태원 참사 영향이 크지만, 이제는 빼빼로데이를 신경 쓰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영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태원 참사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자 유통업계도 마케팅과 행사를 자제하고 있는 모습이다.
세븐일레븐은 예년과 같은 규모의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홍보 마케팅도 축소해 진행한다. CU는 평소처럼 내부 진열로만 판매를 이어간다. GS25는 현장 상품 판매는 예정대로 하되 관련 홍보·연출은 최소화 해 진행한다. 롯데마트는 전년처럼 빼빼로 행사 공간을 화려하게 장식하지 않고 진열대에 상품을 진열만 하는 수준으로 진행한다.
빼빼로데이는 1990년대 중반 영남지역의 여학생들 사이에서 빼빼로처럼 날씬해지길 바라며 서로 빼빼로를 교환한 것에서 비롯됐다. 이후 제조 회사의 마케팅 활동이 본격화돼 빼빼로데이는 젊은 층과 연인들 사이에서 빼빼로나 선물을 주고받는 날로 자리 잡았다. 이후 30여년간 빼빼로데이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데이' 기념일로 자리매김했다. 빼빼로를 제조해 가장 큰 수혜주로 꼽히는 롯데제과도 이미 올해 빼빼로데이 관련 행사를 전면 취소키로 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강승규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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