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농업기업인들 "郡, 현지에 K-푸드 매장 운영…타 지자체보다 판로개척 유리"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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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20 07:01  |  수정 2022-12-21 08:42  |  발행일 2022-12-20 제8면
베트남 농특산품 시장 견학
국내 신선농산물 현지시장 조사
유통·수출관계자 만나 설명들어
판로개척에 지자체 도움 필요
신선농산물 수출 수익률 좋아
공급과잉시 국내가격 안정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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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부터 5박6일간의 일정으로 베트남 호찌민시와 껀터시를 방문한 의성군 농업기업인 일행이 껀터시 전통시장 관계자로부터 시장 현황과 농가공특산품 수출 전략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베트남과의 경제 교류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의성군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기존 소매점 위주의 수출 실적에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고급 백화점 등 베트남 전 농산물 유통망에서의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성군과 영남일보가 공동으로 진행한 '2022년 의성군 기업인초청 베트남 호찌민&껀터시 농(가공)특산품 시장 견학'에 참여한 의성지역 농업기업인과 군청 관계자 20여 명은 지난 6일부터 5박6일간의 일정으로 베트남 호찌민시와 껀터시를 방문했다. 전통시장부터 대형마트까지 다양한 유통사업자들과 면담을 통해 시장 판로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서다.

이번 방문단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베트남 시민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신선과일의 대중화 부분이었다. 농산물과 특산품 생산자들이 해외시장을 직접 방문해 현지 시장 판로 개척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대표적인 것은 사과다. 사과를 재배할 수 없는 베트남에서는 중국산이 대부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특히 중국산은 현지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저가 공세를 펴고 있는 품종이다.

이번 방문단 일정에 맞춰 대규모 홍보행사를 기획했던 민병서 이슬마루 대표이사는 "베트남의 다양한 시장구조와 현지인의 취향에 적합한 국내 신선농산물 등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시장 조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뉴질랜드의 사과 시장이다. 뉴질랜드는 10여 년 전 사과 품종 대부분이 '갈라'였지만 4~5년 전엔 '엔비'라는 품종이 시장에서 호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레드러브'가 도입돼 판매대를 채우고 있다. 현지 상황을 정확히 꿰뚫고 소비자의 입맛을 공략한 품종으로 승부를 걸어 성공했다.

한국 딸기 역시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품종 중 하나다. 다만 유통비 등 가격 면에서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으며 현재 상류층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급 과일로 분류돼 있다. 현지 주민에게 생소한 복숭아도 주민의 취향 저격에 어려움을 겪는 품종이다.

현지 유통관계자들은 베트남의 시장구조가 자본주의 국가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새로운 시장개척엔 생산자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실패할 공산이 크다는 게 현지 유통 관계자의 설명이다.

니웅 껀터시 닌끼에우군 까이케공 신선농산물시장 관리자는 "베트남에서의 신시장개척은 개별적으로 개척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그런 부분을 지자체에서 지원하며 개척에 도움을 줘야 한다"며 "베트남 현지에 k-푸드(food) 매장을 운영 중인 의성군은 상대적으로 타 지자체보다 시장 판로개척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지 매장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의성군 신선농산물에 대한 문의가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수출 전문가들은 농가공제품의 수출은 공산품과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산품 수출의 경우 수익 규모가 30% 안팎인 반면 신선농산물은 수출 대금의 80~90%를 수익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해외 수출의 수익률은 좋지만 신선농산물은 해외 이동 중 손실분이 많다는 점이 난제다. 또 공급 부족으로 국내 가격이 높아졌을 때는 수출한다는 것이 상대적 손실을 의미한다.

따라서 수출을 통해 공급 과잉으로 국내 가격이 폭락했을 때 수요와 공급을 조절할 수 있다. 신선농산물의 과잉 생산은 5~10% 정도다. 이 분량이 해외로 수출되면 국내 가격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유하림 <주>서호 이사는 "많은 현지 업체들이 의성군이 운영하는 K-푸드 매장에 대해 궁금해 하고, 제품에 대한 문의도 이어지며 신뢰감을 쌓아가고 있다"며 "올 8월 이후 한국과 베트남 정기 항공노선이 하나씩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문의가 제품 수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글·사진=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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