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소비가 대세…온라인 유통 플랫폼 구축 서둘러야"

  • 손선우,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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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3-31 07:17  |  수정 2023-03-31 09:45  |  발행일 2023-03-31 제3면
서문시장 이전 100년…대구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은?
서문시장100년
이전 개장 100주년을 앞둔 서문시장의 칼국수 골목. 서문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온라인 유통 플랫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1. 2013년 설립된 스타트업 '더파이러츠'가 운영하는 국내 1위 수산물 유통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의 월 이용자는 100만명이다. 전국 각지의 수산·전통시장에서 700개가 넘는 상점과 제휴를 맺은 결과다. 이 플랫폼은 전국 수산·전통시장의 수산물 도·소매가를 실시간 공유하고, 상인과 소비자 간 거래를 연결해 준다. 무엇보다도 온라인 판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상인들이 플랫폼을 반색하는 이유다. 마케팅은 물론 고객관리도 해준다. 손님 응대 방식을 바꿀 수 있게 지속적으로 교육한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제휴 점포에 대한 소비자 발길이 늘고 있다.

#2. 7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 용산 용문시장은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젊은 상인이 주축이 돼 온라인에서 물건을 팔고, 서로 상품을 결합해 온라인 전용 '고품질 밀키트(간편조리식)'를 선보이고 있다. 자연히 매출이 늘어났다. 고객은 품질에 흡족해했고, 이는 온라인 재주문으로 이어졌다. 용산 용문시장 상인의 도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숙명여대와 협업해 새로운 밀키트를 개발하고, 라이브 커머스 방송도 하고 있다.

상인과 제휴 '인어교주해적단'
월 이용자 100만명에 이르러

70년 넘는 역사 서울 용문시장
온라인 판매로 제2의 전성기


수산물 유통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더파이러츠'와 용산 용문시장이 이뤄낸 이 같은 성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거액을 들여 설치한 아케이드 등 천편일률적인 시설현대화사업 때문에 실패한 전통시장을 보기 좋게 되살려서다.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서문시장 등 대구지역 전통시장의 활성화 대안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온라인 유통 플랫폼이 부각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함에 따라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다. 한강 이남 최대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의 이전 100주년을 맞아 대구시도 전통시장의 재도약을 위한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 활성화는 서문시장 상인을 자칫 더 고립시킬 수 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요구를 파악하고 실시간 온라인 배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같은 유통 트렌드를 외면한 상태에서 진행하는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정부가 추진하는 전통시장 디지털 전환 사업 자체의 성공에만 기대려는 심리도 문제다. 박송이 더파이러츠 이사는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 사업을 하기 위해선 온라인 유통 플랫폼 구축, 현장 상인들 간 협력, 교육 및 지속적 소통이 더 중요하다"며 "기술과 트렌드에 발맞춰 상인의 마인드를 변화시키는 게 전통시장 활성화의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대구시는 고질적 주차난을 겪는 서문시장에 대규모 주차장 설립과 도시철도 3호선 서문시장역 확장 등을 고려하고 있지만 공간 마련은 쉽지 않은 상태다. 유통 트렌드 대세인 디지털 전환을 위해 서문시장 상인 등을 꾸준히 설득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21년 9월 발표한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방안'에 신청한 대구 전통시장은 2곳에 불과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찾고 있지만 여건은 녹록지 않다"며 "전통시장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모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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