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에서 로봇투자까지…대구 산업성장과 함께한 57개국 804개사

  • 최수경
  • |
  • 입력 2023-07-10 19:40  |  수정 2023-07-10 21:38  |  발행일 2023-07-11
■대구 55년 외투기업 리포트
투자액 33억500만 달러…중국이 가장 많아
워런 버핏의 대구텍 3.1억 달러로 최대
1호 투사자 한미제일화학은 여전히 가동
업종 첨단화로 '매출 천억클럽' 성장도
대구텍
대구의 대표 외투기업인 대구텍 본사 전경.<대구텍 제공>
대구에 굵직한 '외국투자기업'(이하 외투기업)이 많지 않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경쟁력있는 기업이 곳곳에 숨어 있다. 향후 군위에 신공항시대가 열리고 공항첨단산단이 조성되면 외투기업의 관심은 배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55년간의 대구 외투기업사(史)를 반추해 보면 기술 및 연구개발 역량 강화 , 사내복지 개선, 건전한 노사관계 정립 등의 효과는 보다 선명해진다.

 

◆각국 투자액
최근 영남일보와 대구시는 외국인 기업이 처음으로 투자를 신고한 1968월 2월부터 올해 4월 말까지 대구지역 외투기업 현황을 파악했다. 그 결과 대구에 투자를 한 외국기업은 57개국 805개사로 나타났다. 투자규모는 1천264건에 미화 33억500만달러(한화 4조3천361억원)였다. 국가별 대구 투자액은 중국이 6억1천9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일본(4억6천700만달러), 미국·네덜란드(각 4억600만달러), 홍콩(3억300만달러), 싱가포르(1억9천200만달러) 등 순이다. 반면 투자 건수에서는 일본(216건)이 중국(170건)보다 많았다.


지난해 7월 민선 8기 출범 후에도 외국기업의 투자는 이어졌고, 제법 굵직한 건도 있었다. 평화발레오·카펙발레오 등 합작투자를 통해 대구에 각별한 애정을 쏟아온 글로벌 차부품기업 '발레오'가 눈에띈다. 발레오는 지난해 7월26일 대구시와 '발레오 모빌리티 코리아(프랑스·728억원) 투자유치' 협약을 맺었다. 민선 8기 대구 1호 외투다. 당초 다른 지역에 투자하려 했지만 노사관계가 비교적 안정적인 데다 모터밸리 조성 계획이 추진되는 점을 고려해 대구로 방향을 틀었다. 같은 해 이케아코리아(네덜란드·1천800억원 ), 보그워너DTC(미국·620억원 ) 등도 대구 투자를 결정했다. 올해는 미국 서비스 로봇기업인 베어로보틱스(683억원)와 인연을 맺었다. 대구에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조성사업'이 진행된다는 점에 끌렸다고 한다. 6월 말 현재 대구의 외투기업 수는 폐업 등으로 줄면서 367개 정도로 파악됐다.


◆역사적 투자
대구 외투기업 1호는 농업용 약제 제조사인 한미합자제일화학<주>으로, 경북도 관할 하에 있던 1968년 2월 초 투자액 5만달러를 신고했다. 규모는 작아졌지만 동구 대림동에서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직할시 승격(1981년 7월) 후 첫 외투기업은 대중사우스밴드<주>다. 미국 공작기계업체 '사우스밴드'와 '대구중공업'이 합작했다. 1981년 8월10일 북구 노원동에 뿌리를 내렸고 초기 투자액은 23만3천달러다. 하지만 설립 10년만인 1991년 폐업했다. 1995년 1월 '광역시'로 개칭된 뒤엔 니카코리아(일본·화학제품)가 첫 외투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1995년 4월 306만3천달러 투자를 신고했으며, 달서구 대천동에 주력 사업장이 있다.


외투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대구텍(달성 가창면)'으로 이스라엘계 글로벌 절삭공구 기업인 IMC그룹(본사 소재지 네덜란드)의 자회사다. 지금까지 3억1천4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연매출액은 8천억원 이상이다. IMC그룹은 대한중석 인수 후 1998년 대구텍으로 명칭을 바꾸고 첫 투자금으로 7천170만달러를 내놨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93·버크셔 해서웨이 CEO)이 IMC그룹의 지분 전량을 갖고 있다. 워런 버핏은 현재 대구텍 옆 부지(5만8천여㎡)에 7천만달러를 투입해 항공기부품 제조용 공구생산기업인 'IMC엔드밀'을 건립 중이다.


◆업종 다양화
대구 투자를 결정한 외국계 기업의 업종과 기술력은 계속 다양화 ·고도화하고 있다. 대구상공회의소에 확인한 결과, 최근 대구의 '매출천억클럽'에도 외투기업이 적잖다.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뿌리를 확실히 내린 해외기업이 늘었다는 방증이다. 에스트라오토모티브시스템(달성1차산단)은 국내 기업에서 외투기업으로 분류된 케이스다. 한국델파이가 2015년 이래CS그룹에 인수된 뒤 이래오토모티브(공조장치)와 이래AMS(전장부품)로 분리되고, 이후 2018년 '중국상하이항천자동차기전' 자금이 유입되면서 이래오토모티브도 외투기업 목록에 올랐다.


대구국가산단 한국알스트롬(핀란드)은 생산품목(자동차용 여과지)이 특화돼 있다. 2차전지 핵심소재인 분리막 제조사인 SSLM(다사읍 세천리)은 삼성LED와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합작사로 지금까지 3천600억원을 투자했고, 직원은 355명이다. 지금은 스미토모화학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케이비와이퍼시스템(대구국가산단)은 경창산업과 보쉬(독일)가 합작했지만 지금은 보쉬가 지분을 모두 갖고 있다. 의약품 유통기업인 '경동사'도 스위스의 의약품유통 글로벌 기업인 '쥴릭파마 홀딩스'의 자본이 들어가 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최수경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