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첫날…"교통망이 좋아지고 젊은 사람들도 늘어날 것"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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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03  |  수정 2023-07-01 20:47  |  발행일 2023-07-03 제8면
삼국유사 테마파크 "평소 주말보다 방문객 많아"

군위군민들 "나아지지 않겠나. 앞으로 기대가 크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첫날…교통망이 좋아지고 젊은 사람들도 늘어날 것
1일 낮 12시30분쯤 대구시 군위군 삼국유사 테마파크는 가족 단위 입장객들이 줄줄이 방문했다.

1일 낮 12시30분쯤 대구시 군위군의 대표적 명소 '삼국유사 테마파크' 앞 주차장은 절반가량 차량들이 메웠다. 매표소에는 칭얼대는 아이들의 손을 잡은 부모들이 입장권을 사고 있었다. 각종 입간판 앞에서는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이 보였다. 구미에서 남편과 함께 왔다는 박명숙씨(66)는 "주말에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가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되는 첫날을 기념해 방문했다"면서 "대구와 군위간 거리보다 구미와 군위가 더 가깝다. 구미시민으로서 군위의 발전이 구미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첫날…교통망이 좋아지고 젊은 사람들도 늘어날 것
1일 삼국유사 테마파크를 들른 입장객은 대부분 가족 단위였다.
삼국유사 테마파크는 군위군이 '삼국유사의 고장'임을 내세워 72만㎡(21만8천평) 터에 1천223억원을 들여 2020년 7월 조성했다. 일연스님(1206∼1289)이 1284년부터 입적할 때까지 5년 동안 고로면 인각사에 머물면서 삼국유사를 집필한 것을 기념한 것이다. 신라 제22대 지철로왕(지증왕) 때 적군을 섬멸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사자상, 웅녀 동굴, 만파식적 조형물, 썰매장 해룡슬라이드 등 여러 교육·체험 시설이 있다. 숙박 시설로는 신라의 탄생설화를 표현한 알 모양의 '역사돔' 20동이 마련됐다.


삼국유사 테마파크의 직원 이모씨(30)는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과 물놀이장 개장이 맞물려 평소 주말보다 입장객이 많은 편이다. 이른 아침부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첫날…교통망이 좋아지고 젊은 사람들도 늘어날 것
1일 삼국유사 테마파크 정문에는 급행 9-1의 정류장이 마련됐다.
삼국유사 테마파크에서 나와 20분가량 차를 달려 화본1리 화본역 근처에 다다르자 밀려든 차들이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눈길을 돌려 쳐다본 '역전슈퍼'는 기념품을 고르는 손님들로 북적였고, 역 앞 국숫집에는 '주말, 공휴일 대기시간은 2시간입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가게 앞 간이 좌석은 만석이었다. 식당들은 대부분 손님들로 붐볐다.


하지만 마을 안쪽으로 차를 돌리자, 여느 농촌처럼 한적하기만 한 풍경이 펼쳐졌다. 군위는 조용하고 느리고 활기가 없었다.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가 43.7%에 이르는 시골인 탓이다. 군위에는 병원이 없다. 2014년 폐업한 군위병원은 쇠사슬로 잠긴 채 을씨년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안동의료원이 운영하는 '찾아가는 산부인과' 버스가 매달 찾아오는 게 전부다. 보건지소에서는 독감 예방접종 정도만 가능할 뿐, 긴급상황에는 대처하지 못한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첫날…교통망이 좋아지고 젊은 사람들도 늘어날 것
1일 화본역에도 연인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
이곳에서 만난 노인(78)은 "나이가 들면 아픈 곳이 많아지는데 병원이 없다. 그래서 군위군이 대구시에 편입되는 것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화본역은 간이역이 관광지로 활성화된 곳이다. 젊은층부터 노년층까지 찾아온다. 사실 화본역도 역 분류상 간이역은 아니고, 역장이 배치된 보통역이었다. 역사는 예쁘지만, 오래된 건물은 아니다. 2011년 옛 모습을 되살려 새로 지은 것이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첫날…교통망이 좋아지고 젊은 사람들도 늘어날 것
1일 낮 1시쯤 화본역 주차장은 차량들로 만석이었다.
화본역사 옆에는 숲속 쉼터도 있고, 열차 카페도 있다. 역 앞 화본마을은 방앗간·정미소·역전상회 등 옛 모습이 꽤 남아 있는 벽화마을이다. 옛 산성중학교에는 1970년대 옛 교실을 재현한 '추억의 시간여행' 공간도 마련돼 있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첫날…교통망이 좋아지고 젊은 사람들도 늘어날 것
1일 화본역을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모습.


이곳 주차장은 가족과 연인들로 만원(滿員)이었다. 이들은 화본역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데 여념이 없었다. 역 앞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허주원씨(여·64)는 "오늘은 사람이 없는 편이다. 엄청 조용하다. 아마도 저녁에 행사가 있어서 낮에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면서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교통망이 좋아질 거고 젊은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 병원도 생길거고 군위에 활력이 돋지 않겠느냐.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첫날…교통망이 좋아지고 젊은 사람들도 늘어날 것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로 유명한 '혜원의 집'은 군위군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군위는 인구 2만4천명의 작은 군(郡)이지만 주말이면 3천~4천명에 이르는 사람이 찾는다. 지난 2020년 100주년을 맞은 군위성결교회, 김수환 추기경이 어릴 때 살았던 생가, 일연의 삼국유사가 태동한 인각사 등 종교 유적과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 삼국유사 테마파크 등 명소가 많기 때문이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첫날…교통망이 좋아지고 젊은 사람들도 늘어날 것
한낮 최고기온 33도까지 오른 1일 오후 1시30분쯤 '혜원의 집'은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첫날…교통망이 좋아지고 젊은 사람들도 늘어날 것
1일 '혜원의 집'은 영화 촬영 때 모습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첫날…교통망이 좋아지고 젊은 사람들도 늘어날 것
1일 '혜원의 집'에 방문객들이 남기고 간 방명록이 흐트러져 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로 유명해지면서 화본마을을 찾는 이들도 늘어났다. 이날도 '혜원의 집(리틀 포레스트 촬영지)'에는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방문했다. 부산에서 군위를 찾아온 전경순씨(61)는 "휴양림을 찾으러 왔다가 시간이 남아서 군위의 명소를 들렀다.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됐다고 하니, 기존 명소들도 방문객이 더 늘지 않겠냐"고 말했다.

글·사진=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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