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일 낮 12시30분쯤 대구시 군위군 삼국유사 테마파크는 가족 단위 입장객들이 줄줄이 방문했다. |
1일 낮 12시30분쯤 대구시 군위군의 대표적 명소 '삼국유사 테마파크' 앞 주차장은 절반가량 차량들이 메웠다. 매표소에는 칭얼대는 아이들의 손을 잡은 부모들이 입장권을 사고 있었다. 각종 입간판 앞에서는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이 보였다. 구미에서 남편과 함께 왔다는 박명숙씨(66)는 "주말에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가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되는 첫날을 기념해 방문했다"면서 "대구와 군위간 거리보다 구미와 군위가 더 가깝다. 구미시민으로서 군위의 발전이 구미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
1일 삼국유사 테마파크를 들른 입장객은 대부분 가족 단위였다. |
삼국유사 테마파크의 직원 이모씨(30)는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과 물놀이장 개장이 맞물려 평소 주말보다 입장객이 많은 편이다. 이른 아침부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 |
1일 삼국유사 테마파크 정문에는 급행 9-1의 정류장이 마련됐다. |
하지만 마을 안쪽으로 차를 돌리자, 여느 농촌처럼 한적하기만 한 풍경이 펼쳐졌다. 군위는 조용하고 느리고 활기가 없었다.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가 43.7%에 이르는 시골인 탓이다. 군위에는 병원이 없다. 2014년 폐업한 군위병원은 쇠사슬로 잠긴 채 을씨년스럽게 방치돼 있었다. 안동의료원이 운영하는 '찾아가는 산부인과' 버스가 매달 찾아오는 게 전부다. 보건지소에서는 독감 예방접종 정도만 가능할 뿐, 긴급상황에는 대처하지 못한다.
![]() |
1일 화본역에도 연인과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 |
화본역은 간이역이 관광지로 활성화된 곳이다. 젊은층부터 노년층까지 찾아온다. 사실 화본역도 역 분류상 간이역은 아니고, 역장이 배치된 보통역이었다. 역사는 예쁘지만, 오래된 건물은 아니다. 2011년 옛 모습을 되살려 새로 지은 것이다.
![]() |
1일 낮 1시쯤 화본역 주차장은 차량들로 만석이었다. |
![]() |
1일 화본역을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모습. |
이곳 주차장은 가족과 연인들로 만원(滿員)이었다. 이들은 화본역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데 여념이 없었다. 역 앞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허주원씨(여·64)는 "오늘은 사람이 없는 편이다. 엄청 조용하다. 아마도 저녁에 행사가 있어서 낮에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면서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교통망이 좋아질 거고 젊은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 병원도 생길거고 군위에 활력이 돋지 않겠느냐.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로 유명한 '혜원의 집'은 군위군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
군위는 인구 2만4천명의 작은 군(郡)이지만 주말이면 3천~4천명에 이르는 사람이 찾는다. 지난 2020년 100주년을 맞은 군위성결교회, 김수환 추기경이 어릴 때 살았던 생가, 일연의 삼국유사가 태동한 인각사 등 종교 유적과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 삼국유사 테마파크 등 명소가 많기 때문이다.
![]() |
한낮 최고기온 33도까지 오른 1일 오후 1시30분쯤 '혜원의 집'은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
![]() |
1일 '혜원의 집'은 영화 촬영 때 모습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
![]() |
1일 '혜원의 집'에 방문객들이 남기고 간 방명록이 흐트러져 있다. |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로 유명해지면서 화본마을을 찾는 이들도 늘어났다. 이날도 '혜원의 집(리틀 포레스트 촬영지)'에는 관광객이 끊이지 않고 방문했다. 부산에서 군위를 찾아온 전경순씨(61)는 "휴양림을 찾으러 왔다가 시간이 남아서 군위의 명소를 들렀다.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됐다고 하니, 기존 명소들도 방문객이 더 늘지 않겠냐"고 말했다.
글·사진=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손선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