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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톨릭대 안중근 의사 동상 앞에서 열린 안 의사 순국 추모식에서 학군단 학생들이 경례하고 있다. <영남일보DB> |
"장교로 복무했을 때 따르는 책임과 희생에 비해 급여나 취업 측면에서의 이점이 예전보다 많이 사라졌죠. 지원율 감소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지난 6월 28개월의 복무기간을 마치고 전역한 경북대 학군단 출신 강석진(27) 씨의 목소리에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최근 학군사관후보생(이하 ROTC) 지원율 감소에 따른 추가모집 소식을 접한 강 씨는 '과거에 비해 좋지 못한 ROTC에 대한 인식과 대우'를 이유로 꼽았다.
1961년 창설된 ROTC는 병사보다 짧은 복무기간, 높은 급여, 취업 우대 전형 등의 장점으로 입대를 앞둔 청년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복무기간 단축, 급여 인상 등 병사 처우가 개선됨에 따라 ROTC는 입대 선택지에서 제외되는 추세다.
특히 경북대, 계명대, 금오공대, 안동대, 대구한의대 등 대구경북 5개 대학은 올해 ROTC 지원자 신청을 받았는데 정원에 미달해 추가 모집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국방부 '2022년 국방통계연보' 등에 따르면, ROTC 경쟁률은 2015년 4.8대 1에서 올해 1.6대 1로 급감했다. 대구경북 소재 대학 ROTC 경쟁률은 2020년 2.65대 1에서 2021년 2.80대 1로 소폭 상승했으나, 지난해 2.52대 1로 다시 떨어졌고 급기야 올해 일부 대학에서는 정원 미달사태마저 발생했다.
병사로 군 복무를 마친 김성남(24) 씨는 "입대를 고민할 때 복무기간이 너무 길어 ROTC는 처음부터 선택지에 두지 않았다. 병사 월급 인상, 휴대폰 사용 등 처우가 많이 개선된 터라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육군 기준 병사 복무기간은 그간 꾸준히 줄어들어 18개월이지만, ROTC는 1968년 이후 지금까지 28개월을 유지하고 있다.
ROTC기 복무기간이 긴 대신 급여가 높다는 이점도 최근 병사 월급 인상으로 의미가 퇴색됐다. 병사 월급은 2025년 병장 기준 205만원(지원금 55만원 포함)까지 인상될 예정이다. 현재 장교 월급은 소위 기준 178만원에 머물러, 처우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2년 후엔 병사 월급이 장교를 넘어서게 된다.
장재태 ROTC 대구경북지구회장은 "군의 근본인 초급장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ROTC 지원율 감소는 국군의 위기"라며 "복무기간 단축 등 우수한 자원이 많이 지원할 수 있도록 ROTC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육군은 최근 ROTC 지원자 수 급감으로 인해 합격자 미달이 예상되자, 창군 이래 첫 ROTC 추가모집을 발표했다. 추가모집 기간은 9월 1일부터 21일까지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태강 수습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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