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 시·도지사와 총선

  •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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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18 07:04  |  수정 2023-12-18 07:05  |  발행일 2023-12-18 제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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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

총선 때 언론에 반드시 등장하는 단어는 관전 포인트다. 내년 총선 때의 여러 관전 포인트가 이미 언론에 등장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등판, 이재명 리스크 대(對) 김건희 리스크, 제 3지대의 성공 가능성 등 역대 어느 총선 때보다 관전 포인트가 많다.

대구경북으로 눈을 돌리면 예전처럼 보수정당 후보가 싹쓸이할 것인지 등이 관전 포인트다. 필자는 예전에 못 봤던 장면에 눈길이 간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밑에서 일했던 인사들이 제법 많이 총선에 뛰어들었다. 정치인 출신의 시장과 도지사가 정치 지향적인 인물을 부하 직원으로 뒀기에 가능한 그림이다. 공무원 출신인 김범일 전 시장과 김관용 전 도지사 시절에는 못 본 장면이다. 선출직 대구시장 출신이 총선에 뛰어든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시(市) 산하기관장으로 임명했던 인사 중 2명이 총선에 뛰어들었다. 이상길 전 엑스코 사장은 북구을 지역구에, 배기철 전 대구메트로환경 대표는 동구갑에 도전한다. 홍 시장 체제의 첫 경제부시장을 맡은 이종화는 서구를 노린다.

홍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중앙 정치에 대해 많은 의견을 개진한다. 총선 정국 때는 더 그럴 것 같다. 홍 시장은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에서 4%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지난번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때도 4%에서 시작해 막판 때는 일반 여론조사 1위에 오른 저력이 있다. 치고 올라가는 힘이 있기에 여전히 유력 차기 후보 중 한 명이다. 그래서 내년 총선에 어느 누구보다 관심이 많을 수밖에 없다.

반면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선거나 정치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 도지사는 자신의 도정 철학 '지방시대'를 실현하기 위한 이야기를 주로 한다. 그런데도 경북에서 출마하겠다며 그에게 인사하러 오는 출마 예정자들의 발길은 이어지고 있다.

이 도지사가 데리고 있었던 경제 특보 3명이 모두 출마하는 것이 흥미롭다. 대통령실 행정관 출신이기도 한 이부형 전 특보는 포항북구에, 최우영 전 특보는 구미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재선을 노리는 정희용(고령-성주-칠곡) 의원도 이 도지사의 경제특보 출신이다. 경북도 산하기관장으로는 구윤철 경북문화재단 대표가 출마 의사가 있는 인물로 꼽힌다.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비례대표를 염두에 두고 있다.

권영진 전 대구시장은 자신이 선수로 달서구병 지역구에 뛰고 있다. 달서구병은 지난 대선 국민의힘 경선 때, 현역 국회의원 중 유일하게 홍준표 후보를 지지했던 김용판 의원의 지역구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있는 지역인 것이다.

권 전 시장 재임 때 정무실장, 경제부시장으로 일했던 정해용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은 동구갑에서 출마한다. 권 전 시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태환 전 대구메트로환경 대표는 군위-의성-청송-영덕 선거구에 나섰다. 경북 안동에서 출마할 예정인 김의승 서울시 행정부시장은 권 전 시장이 서울 정무부시장으로 근무할 때 과장으로 함께 일했다.

권 전 시장은 유권자의 심판을 직접 받는다. 홍 시장과 이 도지사 사람들의 당락(當落)이 홍 시장과 이 도지사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는 아니다. 그렇다고 전혀 무관하다고 할 수도 없다. 지역 정치권이 시·도지사 사람들의 당락에 어떤 해석을 내릴지, 관전 후기도 궁금하다.

김진욱 (경북본사 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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