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한국의 오사카…부산보다 남한의 중심지" 국권침탈 전후 펴낸 '대구안내' 국문번역문 공개

  • 백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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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6 16:10  |  수정 2024-02-26 16:29  |  발행일 2024-02-27 제17면
대구 거주 일본인이 대구 소개하기 위해 펴낸 책
대구시, 1905판과 1918년판 시 홈페이지에 공개
20세기 초 대구의 변화상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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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판 '한국 대구안내'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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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8년판 '대구안내' 부록 '상공인명록'

국권침탈 전후인 1905년과 1918년 대구의 변화상을 엿볼 수 있는 책이 번역되어 공개됐다. 책에는 대구를 일본의 오사카에 비유하며 부산보다 남한의 중심지였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도시로 소개하고 있다.

대구시는 20세기 초 대구의 변화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구안내' 1905년판과 1918판의 번역문(일본어→한국어)을 대구시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1905년부터 시리즈로 발간한 '대구안내'는 대구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이 대구 외부의 자국인에게 대구를 소개하기 위해 펴낸 책이다. 1910년대, 1920년대, 1930년대까지 5번에 걸쳐 펴냈다. 일본인의 시각으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기도 하다.

이번에 공개한 1905년판은 그해 6월 대구실업신보사가 처음 발간한 80여 쪽의 소책자(당시에는 '한국 대구안내')로, 당시 대구의 지리를 비롯해 일본인 거류민 상황, 명승고적, 한일 관공서와 회사·종교시설, 교통, 당시 대구의 일본인 점포의 광고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국권침탈 후인 1918년판 부터는 120여 쪽으로 분량이 늘어났고, 인구·행정·사법·세금·교육기관·농업·공업·상업 등 대구의 전반에 대해서 상세한 통계자료도 담았다. 또 일본인 거주 이후 변화하는 대구의 모습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특히 1905년판 '대구안내'의 서문에는 대구를 '남한의 대도회지'로 소개하면서 부산을 고베항, 대구를 오사카에 비유하며 대구의 발전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당시 일본인들의 시각에서는 부산 보다 대구가 남한의 중심지였고, 더 큰 발전 가능성을 가진 도시로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1905년판에는 한국화폐 세는 법이 수록되어 있지만, 1918년판에는 이러한 자료가 빠졌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이는 1910년 이후 일본의 식민지가 되면서 '한국화폐'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교통편의 변화도 엿볼 수 있다. 1905년 대구와 주변 지역의 주요 교통편은 기차였지만, 1918년에는 기차 외에 정기 자동차편이 생겨난 것으로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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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안내' 1905년판과 1918판의 번역문은 대구시청 홈페이지 '대구사료총서'코너에 열람할 수 있다.<대구시 제공>


자료는 대구시 홈페이지의 대구사료총서(대구소개-역사-대구사료총서)코너에서 열람가능하고 PDF파일로 다운 받을 수 있다. 최범순 영남대 일어일문학과 교수가 책임번역자로 참여했다.

조경선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대구안내'는 일제강점기 대구의 상황과 변화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사료이다. 지역사에 관심 있는 여러 연구자들과 시민들이 많이 활용하길 바란다. 앞으로도 대구 관련 고서들을 번역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해 대구사료총서도 발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는 이번에 번역된 '대구안내' 외에도 2016년부터 '대구부읍지' '영남감영사례' '대구부사례' '대구민단사' '대구요람' 등 과거 대구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한문·일본어 고서들을 매년 꾸준히 번역해 시청 홈페이지 '대구사료총서'코너에 공개하고 있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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