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목월 시인 미발표 詩 290편 발견

  • 송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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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4 07:28  |  수정 2024-03-14 07:33  |  발행일 2024-03-14 제10면
장남 소장한 육필 노트 62권
경주 동리목월문학관서 1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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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박목월유작품발간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시인의 미발표 시가 담긴 육필 노트를 공개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경북 경주 출신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서정시인으로 손꼽히는 박목월(1915~1978)이 1930~1970년대 쓴 미발표 시 290편이 고인이 남긴 노트들에서 한꺼번에 발견됐다.

박목월 유작품발간위원회는 박 시인의 장남 박동규 서울대 명예교수가 자택에 소장한 노트 62권과 경북 경주 동리목월문학관에서 보관 중인 18권 등 80권의 노트에서 박 시인의 미발표 육필 시가 다량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시들은 시인이 1930년대 후반부터 말년인 1970년대까지 쓴 총 318편으로, 애초에 발표된 시들을 제외하면 총 290편이다.

유작품발간위는 이 가운데 문학적 완성도가 높고 주제가 다양하며 창작의 변화 과정이 잘 드러난 작품 166편을 선별해 공개했다.

시기별로는 1936년, 1939년도로 창작 연도가 표기된 작품들을 포함해 1950년대의 제주를 소재로 한 시들, 1960년대 사람들의 일상적 삶을 노래한 작품, 역사적 격동기였던 광복과 6·25전쟁 등에 관해 시인이 작고 직전인 1970년대에 창작한 시편들이 포함됐다.

박 교수는 "이때껏 숨어있던 시들을 아버님이 돌아가신 지 45년이 지나서야 세상 밖에 나오게 됐다"며 "아버님의 시가 적힌 노트는 어머니가 보자기에 싸서 장롱에 보관해 온 것으로 전쟁 때는 천장 속에 숨겨 놓으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작품들은 주제별로는 생활과 일상, 기독교 신앙, 가족과 어머니, 사랑, 제주와 경주, 동심, 시인의 삶을 다룬 시와 기념시와 헌시 등이다.

유작품발간위는 "시의 산문적 형식, 역사적 격변기인 광복과 전쟁, 종군 문인단 활동, 조국과 미래를 위한 희망, 내면적 슬픔과 상실의 실체 등이 이번 발굴된 작품에 나타난 박목월 문학의 새로움이었다"고 설명했다.

'나그네' '청노루' '이별가' '윤사월' 등의 대표작을 남긴 박목월은 한국 시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로 손꼽히는 서정시인이자 교육자다. 주로 자연을 소재로 한 서정시를 많이 썼으며 조지훈, 박두진과 함께 광복 직후 시집 '청록집'을 펴내 청록파 시인으로 불린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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