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과일지도

  • 장준영
  • |
  • 입력 2024-03-25 06:59  |  수정 2024-03-25 07:01  |  발행일 2024-03-25 제23면

과일값이 역대급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생산의 문제인지, 유통의 문제인지 콕 집어내기는 애매하지만 어쨌든 소비자들이 지갑을 선뜻 열기 어려운 상황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동안 별다른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던 사과나 배 등 국민과일의 문턱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수입 과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지구 온난화가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지금은 수입이지만 20~30년이 지나면 국산으로 자리 잡을 과일도 상당수 있다.

'과일지도'는 경북 사과·나주 배처럼 유명 생산지와 재배지역을 지도에 표시한 것이다. 1~2년 사이 변화를 느끼거나 인식하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10년 단위로 끊어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우리 농업환경에 맞는 '작물별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를 개발하기도 했다. 여기엔 2090년까지 10년 단위로 사과·배·복숭아·포도·단감·감귤 등 6대 과일의 재배 가능지 예측이 담겼다.

통계청의 '과수재배 농가 및 면적' 조사결과에 따르면 2020년 사과재배면적은 2010년에 비해 4천500㏊가 줄었다. 경북 등 주산지의 면적이 크게 줄어든 반면, 강원도는 정선·양구 등지에서 164% 증가했다. 배·복숭아·포도는 2050년 정도까지 재배지가 소폭 늘어났다가 감소하고, 단감과 감귤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앞으로 30~50년 후엔 강원 일부에서만 사과·배·복숭아 등의 재배가 이뤄질 전망이다. 과일지도에서 거의 모든 작물의 재배지 북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장준영 논설위원

기자 이미지

장준영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