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내민 대통령에…의협 '환영' 대전협 '침묵'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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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04 07:06  |  수정 2024-04-04 07:45  |  발행일 2024-04-04 제2면
전공의들 '증원 백지화' 조건
만남 이뤄져도 타협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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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교수와 전공의, 의대생이 낸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각하된 3일 대구 한 대학병원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윤석열 대통령이 이틀 연속 전공의들과 대화를 제안한 데다 의사협회도 이를 긍정 평가하고 있어 40일 넘게 침묵을 지킨 전공의들이 대화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 백지화'를 협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만남이 이뤄져도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3일 의사 집단행동 대책본부 회의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전공의를 포함한 의료계가 적극 의견을 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도 "정부는 의료계와 열린 마음으로 논의해 나갈 테니 의료계에서도 합리적인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소통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전날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은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고 밝힌 데 이어 연일 전공의와의 소통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에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대통령과 전공의의 만남 성사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지난주 의협 비대위에서 제안한 대통령과 전공의의 만남을 진행하겠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의미 있는 만남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 또한 확고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전협은 전공의들이 지난 2월 집단 사직한 이후 정부와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

전공의들이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대통령과의 만남이 극적으로 이뤄져도 타협책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윤 대통령과 전공의 만남에 대해 대구 의료계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교수들의 체력과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대화 의지가 정치적 고려든 아니든 반드시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면 많은 의사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계명대 동산병원 A 교수는 "대통령 담화는 의사를 카르텔 집단으로 몰아가고 '2천명 증원'에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그쳤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전공의와 대화는 형식상 그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부터 전국 보건소의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이에 따라 경증질환자는 지역 보건소나 보건지소의 비대면 진료를 통해 진단·처방을 받을 수 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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