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상주 남장사, 국내 최초 불교음악 '범패' 보급지

  • 이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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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10 08:03  |  수정 2024-05-10 08:04  |  발행일 2024-05-10 제13면
감로왕도 등 보물 7건 볼거리
시원한 계곡·호젓한 숲길 일품
상주 남장사 감로왕도
방황하는 영혼들이 부처에게 가르침을 받고 새 생명을 얻거나 극락에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담고 있는 감로왕도. <남장사 제공>

남장사(南長寺 주지 수진 스님)의 주차장은 절의 맨 위쪽 사주문 옆에 조성돼 있다. 차를 세우고 사주문을 통하면 보광전과 금륜전 등 절의 위쪽부터 아래로 내려가면서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다. 그러나 남장사를 잘 아는 이들은 차를 굳이 사찰 아래 입구에 세워 놓는다.

이곳에서 범종루(梵鐘樓)까지 걸어가기 위해서다. 입구에서 범종루까지 500여m는 오른쪽으로는 맑은 계곡물이 흐르고 왼쪽에는 적송과 신갈나무·갈참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있어 깊은 산속 호젓한 길 같은 분위기다. 계곡은 웬만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아 한여름에도 이곳에 들어서면 시원한 느낌을 준다. 가을에는 솔잎과 참나무 낙엽이 쌓여 만추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잠시 걷다 보면 일주문 앞에 이른다. 팔작지붕에 3단의 장식을 하고 있는 일주문은 웬만한 집의 지붕을 연상케 하는데, 방문객은 경사진 길을 아래쪽에서 올라오면서 이 일주문을 봐야 하기 때문에 실제 크기보다 더욱 웅장해 보인다. 지붕을 이고 있는 아름드리 기둥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새겨져 있고 서까래와 공포에 올린 단청이 형체를 모를 정도로 퇴락해 매우 오래된 듯 보이나 언제 건립되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경북 상주시 남장동에 자리한 남장사는 832년 신라 흥덕왕 때 진감 국사 혜소 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진감 국사는 중국에서 범패(梵唄·절에서 재를 올릴 때 부르는 불교음악)와 선을 공부했다. 불교음악인 범패가 진감 국사를 통해 남장사에서 처음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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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장사 보광전 <남장사 제공>

남장사는 감로왕도 등 7건의 보물과 도유형문화재 1건, 민속문화재 1건을 보유하고 있다.

감로왕도는 1701년에 탁휘(卓輝) 등 승려들이 그린 작품으로 방황하는 영혼들이 부처에게 가르침을 받고 새 생명을 얻거나 극락에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담고 있다. 화면을 상중하로 나누어 도식적으로 그리고 장면마다 내용을 적어 놓았다. 상단에는 아미타여래를 비롯한 7여래와 인로왕보살·관음보살·지장보살, 중단에는 제단 앞에서 재를 올리는 유족들과 의식을 행하는 승려들이 있다. 하단에는 가운데에 임진왜란 장면을 표현하였고 죽어 고통받는 여러 가지 장면이 양옆으로 그려져 있다.

보광전 목각아미타여래설법상(보물 922호)과 관음선원 관세음보살상 후불 탱화(보물 923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각탱인 데다 작품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돼 1987년 동시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됐다. 쇠로 만든 보광전의 비로자나불(보물 990호)은 상주의 향토역사서 '상산지'에 '천년이나 된 철불이 있어 병란이나 심한 가뭄이 들면 스스로 땀을 흘린다'고 기록돼 있다.

이하수기자 song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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