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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재윤 경북본사 |
여러 사람이 모여 격식을 차려 즐기는 큰 잔치를 가리켜 축제(祝祭)라고 한다.
본래 종교적 제사 행위나 지역의 전설, 미신적 풍습에 기원한 집단 행사가 계승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기원은 대체로 고대 사회에서 절기별로 변하는 자연이나 농경과 추수를 기념하는 것에서 시작했는데, 이 같은 축제가 현대에선 그 지역의 관광산업을 이끄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되고 있다.
잘 만들어진 축제는 관광객의 기억에 남아 그 지역을 다시 방문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경북 안동시가 1년 사계절 내내 축제의 도시로 꾸미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동시는 매년 1천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고장으로 만들기 위해 그 지역에 가야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
예로부터 사유와 성찰을 중심으로 하는 정신문화와 재미, 감동을 주는 놀이문화가 발달한 곳이 바로 안동이다.
민선 8기 들어 지역의 전통적인 콘텐츠와 계절에 따른 특성을 중심으로 축제가 끊이지 않는 활기 넘치는 안동을 만들기 위해 봄에는 민속축제, 여름에는 안동 수(水)페스타, 가을에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겨울에는 암산얼음축제를 기획했다.
'차전장군노국공주축제'는 역동적인 대동놀이 차전놀이와 노국공주의 설화가 깃든 놋다리밟기를 콘텐츠로 한 민속축제다. 올해는 색동놀이를 주제로 기획한 테마파크형 축제를 선보여 봄나들이에 나선 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물의 도시 안동의 특징을 활용한 '수(水)페스타'는 낙동 강변에 위치한 어린이 물놀이장과 연계해 대형 물놀이장·단체 물총 싸움·EDM 파티 등 한여름 시민과 관광객의 더위를 날려버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축제로 승화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은 유희자와 관객이 탈과 탈춤으로 만나는 모두가 신명 나는 축제다. 안동의 가장 대표적인 축제로, 해외공연단의 수준 높은 공연과 퍼레이드·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올해는 지역민이 주체가 되는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축제라는 명성에 걸맞은 축제로 거듭날 예정이어서 기대가 가장 큰 축제이기도 하다.
겨울이 가진 천혜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열리는 안동 암산얼음축제는 영남권 최대 겨울 축제로 남후면 암산유원지에서 개최되는데, 주민주도형 축제로 얼음 썰매·빙어낚시·빙벽 포토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안동시는 민선 8기 시작과 함께 축제와 원도심 활성화를 연결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첫해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부터 축제 장소를 옛 안동역으로 옮겨 원도심 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해 관광객과 주민, 그리고 지역 상인들로부터 큰 찬사를 받았다.
2023년에는 옛 안동역과 탈춤공원을 아우르는 축제장으로 확대하고 두 공간을 잇는 보행로를 만들어 옛 안동역이 단절의 장소에서 시민 소통의 공간으로 거듭나는 데 큰 역할을 했는데, 축제의 성공과 원도심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많은 고민을 이어온 결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안동은 세계문화유산과 무형유산·기록유산 등 유네스코 세계유산 3대 종목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2020년 관광거점 도시와 2023년 대한민국 문화도시에 선정될 만큼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보유한 곳이다.
전통적인 콘텐츠를 단순히 따오는 것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해 '지역이 만들고 세계가 즐기는' 축제로 꾸며진다면 머잖아 실질적인 1천만 관광객 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라 기대한다.
피재윤 경북본사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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