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기로' 경북형 공공배달앱 '먹깨비' 유지 목소리 쏟아진다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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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7-31  |  수정 2024-07-31 06:25  |  발행일 2024-07-31 제2면
먹깨비 거래량 꾸준히 우상향, 군지역 의존도 높아

운영 첫해 가맹점 7천832개, 지난해말 1만2천929개

먹깨비 활성화율 고령·영양 90%, 의성 80%, 영덕 70%

경북도 "지역민 의사, 정부 지원안 반영해 존폐 결정"
존폐 기로 경북형 공공배달앱 먹깨비 유지 목소리 쏟아진다
경북형 공공배달앱 '먹깨비' 이미지.

경북지역 공공배달앱 '먹깨비'가 출범 3년 만에 존폐 기로(영남일보 2024년 7월 24일 1면 보도)에 놓인 가운데, 지역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유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적 감소 등으로 사업을 철수한 타 지역 공공배달앱과 달리, 매년 매출액이 늘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고령자가 밀집한 인구소멸 위기 지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먹깨비의 경북지역 매출은 매년 우상향하고 있다. 30일 먹깨비가 영남일보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9월 9일 경북지역 공공배달앱으로 운영을 시작해 첫해 약 68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고 2022년 262억원, 지난해 30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6월 말까지 집계된 거래금액은 145억원에 달한다.

거래액이 증가하면서 먹깨비 누적 회원과 가맹점 수, 연도별 주문량도 늘고 있다. 운영 첫해 회원 수 10만 명, 가맹점 7천832개였던 먹깨비는 지난해 말 기준 회원 수 22만2천명, 가맹점 1만2천929개로 성장했다.

 

김주형 먹깨비 공동대표는 "경북 먹깨비는 철저한 검증과 준비를 통해 초기 반짝 특수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타 시도의 상황과 비교해 봤을 때 경북의 공공배달앱 성과는 우수사례로 손꼽힐 정도다"라고 말했다.

먹깨비의 주문량은 도심지역에 몰렸지만, 의존도는 농촌지역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까지 경북지역 누적 주문건(330만건) 대비 시·군별 주문 비중은 경산(62만7천건)이 18.96%로 가장 많았고 구미(11.85%), 포항(9.74%) 순이었다. 포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진경 씨는 "(도시에선) 아무래도 민간앱의 활용 빈도가 월등히 높지만 워낙 시장이 크게 형성되다 보니 공공앱으로 흘러가는 주문량 또한 무시할 순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고령화 비중이 높은 군(郡)지역에선 공공앱이 민간앱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먹깨비와 국내 배달대행사가 자체 분석한 경북도 먹깨비 활성화율은 고령(90%), 영양(90%), 의성(80%), 영덕(70%), 울진(60%) 순이었다.

영덕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진배 씨는 "전체 주문율을 봤을 때 먹깨비와 민간앱 비중은 반반이다. 지역민은 먹깨비를 더 애용하고 외지인은 민간앱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라며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먹깨비가 계속 운영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현재 전국의 공공배달앱 시장에서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공공배달앱의 퇴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1년여 사이 서비스를 종료했거나 종료가 결정된 공공배달앱은 전국에 10곳이 넘는다. 부산의 '동백통'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매출액 42억원을 달성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였으나 코로나19 이후 실거래가 이뤄지는 매장이 1천800개에 불과할 정도로 축소되면서 지난 4월 철수했다.
 

경기도 역시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의 운영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월간 최대 60만명을 넘던 이용자 수가 이듬해 26만명대로 급감하는 등 경쟁력에 한계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반면, 대구의 공공배달앱 '대구로'는 지난해 시민종합플랫폼으로 탈바꿈하면서 계약 만료 기간을 2024년 6월에서 2026년 말까지 늘렸다.

경북도는 이달 도내 소상공인·외식업협회와 공공배달앱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정부의 공공배달앱 지원 방안을 참고해 먹깨비의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공공배달앱 운영과 관련해 아직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않은 상태"라며 "지역민의 의견과 정부의 지원안을 최대한 반영해 먹깨비의 존폐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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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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