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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선수는 국내 귀국 후 방송 출연이나 다양한 인터뷰 외에도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초청으로 독립유공자 후손 오찬에 참석했으며 독립유공자 후손 단체인 광복회로부터 유족회원증을 받기도 했다.
이후 서울의 한 사무실에서 가진 영남일보와 인터뷰에서도 허 선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임이 자랑스럽다고 재차 강조했다. 허 선수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독립유공자 후손임을 알게됐다. 독립유공자로 후손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유도를 하게 돼 더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한일 복수 국적이었던 허 선수가 "한국 국가대표로 선수 생활을 하기 바란다"는 할머니의 뜻에 따라 한국 국적을 선택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 있다. '할머니가 왜 그렇게 생각하신 것 같냐'고 묻자 허 선수는 "할머니는 시합이 있으면 늘 응원해주셨고 운동할 때에도 오시곤 했다. 어렸을 때부터 제가 유도를 잘 하는 것을 보고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느낌이 있으셨던 것 같다"면서 "생각해보면 자연스럽게 고국인 한국 대표팀으로 갔으면 좋겠다라고 하신 것 같다"고 답했다.
한국으로 오는 과정에서 아버지가 반대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허 선수는 "지금은 '너무 잘했다'라고 해주신다"라고 웃으며 "저도 제가 선택을 하는 게 너무 잘했다고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붙이고 시합에 나가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 마음가짐도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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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선수가 허석 선생의 후손임을 찾는데는 '은사'인 경북체육회 김정훈 감독의 노력이 컸다. 김 감독이 허 선수의 뿌리를 찾기 위해 동네 어르신부터 면사무소, 경북도청, 국가보훈부 등을 찾아다니며 후손임을 밝힌 것이다. 김 감독은 "허 선수가 한국에 처음 왔을 우리 말도 잘 못했고 일본 사람으로 보는 시선이 있어서 더 매달렸다"면서 "허 선수의 노력이 더 빛나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했다. 허 선수는 김 감독과 가족같은 관계다. 특히 김 감독의 부인인 최숙이 유도 국가대표팀 코치가 선수촌에서 부터 허 선수의 실력 향상을 위해 도왔다. 자신을 따라 한국에와 청소년 유도 대표로 활동했던 허미오(20)도 경북체육회에 소속되어 있다. 허 선수는 자매가 올림픽에서 공동 메달을 기대하도 되냐는 질문에 "꼭 그러고 싶다. 동생도 잘하기에 분명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 믿는다"고 동생에게도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허 선수는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은메달 획득에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많은 분들의 응원이 정말 도움이 됐다"면서 "앞으로도 유도를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LA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 애국가를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