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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규선 작가 개인전 'floral landscape'가 열리는 갤러리이서 전시장 전경. |
자유를 갈망하는 붓질에서 비롯된 꽃과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갤러리이서(경북 청도군 이서면)는 오는 9월30일까지 차규선 작가 개인전 'floral landscape'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차 작가는 변화를 모색한 대작 위주의 신작 회화들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진시명 'floral landscape' 처럼 전시장에 내걸린 그의 작품들은 꽃이 가득한 풍경 일색이다. 은은한 조명 아래 자리한 작품 속 맑은 풍경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환희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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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규선 작 |
꽃이 만발한 풍경은 차 작가의 예전 작품 속 그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그가 그동안 천착해 온 분청화화(흙과 고착 안료를 섞어 천에 발라 구현한 작품)가 아닌 데다, 그림 속 사물들의 배치와 형태도 자유롭다. 이러한 실험적 행보에는 작가 자신이 바라보는 형태에 집중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옛 작품들이 자연에 존재하는 형태를 고집했다면, 전시 중인 작품 속 사물들은 본래의 형태에 얽매이지 않고 본질을 추구하는 모양새다.
이러한 작업의 배경에는 경북 경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차 작가의 유년 시절이 자리해 있다. 신라 천년의 역사를 품은 경주의 풍경과 유적지를 놀이터 삼아 뛰놀던 자유로움에 대한 기억이 이러한 변화에 단초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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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규선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차 작가는 "분청회화를 오랫동안 해 왔지만, 지금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차규선이 '어떠한 작가'로 고정되는 것에 머무르지 않으려 한다. 평면회화 안에서 나만의 자유를 구가하길 원했고 꽃 그림을 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상에는 그릴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 그가 변화를 시도한 또 다른 이유다. 차 작가는 "지금 전시작들은 변화의 한 부분이다. 이번 작품들이 차규선의 변화를 모두 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그 과정 중 하나로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술평론가 박영택은 "차규선은 자연에서 구체적인 대상을 하나의 회화적 코드로 삼아 전통과 연계시키고 그것을 감각적인 붓질로 보여 준다. 확고한 이미지를 선행시켜 그것을 형상화해내려는 의도를 가능한 배제하고 무엇보다도 그린다는 행위를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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