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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훈 'From soil to soil' |
대구가 배출한 추상미술 거장 곽훈 작가의 회고전이 대구에서 열린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오는 9월26일까지 올해 세 번째 기획전 '곽훈:선험의 전이'를 1~5전시실에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지난 50여 년 동안 동양 철학을 근간으로 드로잉, 회화, 조각, 설치, 퍼포먼스 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성과 매체를 다루며 독자적 작업세계를 구축한 곽 작가의 회고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시명 '선험의 전이'에서 '선험'은 철학적 관점에서 경험 없이 알 수 있는 보편적 개념이다. 곽 작가는 선험에 대해 "우리가 각자 지니고 태어난 본연의 원초적 의식"이라고 해석한다. '전이'는 원초적 의식을 토대로 작업으로 이어가는 과정이다.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4개 섹션으로 구분됐다. △한국적 정서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담은 '찻잔Teabowl' 시리즈 △동양예술의 성립 요소인 기(氣)를 예술화시킨 '기氣'시리즈 △인간의 생성과 소멸의 반복적 흐름을 시각화한 '겁Kalpa, 겁Kalpa/소리Sound' 시리즈 △고래를 간절하게 염원하던 조상들의 샤머니즘적 믿음을 형상화한 '할라잇Halaayt'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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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훈 작가가 대구문화예술화관 전시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곽 작가의 대표적 회화 연작들과 조각, 영상, 설치 작업은 물론 신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1970~80년대 평면 작품들과 '페루' 연작은 물론, '할라잇Halaayt' 의 연장선에서 주제를 입체적으로 재현한 대형 창호지 설치 작업 '2250m depth'도 만날 수 있다. 또한 별도의 영상 공간에서는 곽 작가가 1970년 신문회관에서 발표했던 전자사운드 작업의 촬영본을 복원해 선보인다.
곽훈 작가는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50년 동안 끊어지지 않고 (작품활동을)이어온 것은 감개(感慨)가 없을 수 없다. 6·25전쟁 이후 어려운 상황에서 예술을 시작한 것이 무모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의 한국은 상상하지 못할 만큼 달라졌다"며 자신의 화업(畵業)과 더불어 변화한 세상을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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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훈:선험의 전이' 전시가 열리고 있는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장 전경.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
1941년 대구에서 태어난 곽훈 작가는 1963년 서울대 미술대학 졸업 후 한국 실험미술 1세대로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의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1970년, 서울 신문회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으며, 1975년 미국으로 이주 후,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수학했다. 1981년에 LA시립미술관에서 신인 작가들을 소개하는 '신진 1981(Newcomers,81)'를 통해 미국화단에 데뷔한 바 있다. 월요일 휴관.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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