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입 지역별 비례선발제, 서울공화국 벗고 지방 살릴 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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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8-29  |  수정 2024-08-29 07:01  |  발행일 2024-08-29 제23면

한국은행이 공개적으로 '대입 지역별 비례 선발제'를 제안했다. 입시 주무 기관도 아닌 한은의 대입 개선안을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교육'이란 협의의 사고에서 벗어나 국가 경제와 사회 구조적 문제를 함께 고려한 광의의 시각으로 대입제도를 바라봤다. 그런 접근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종합 처방전' 같은 신선함을 준다. '대입 지역별 비례 선발제'에 설명서처럼 붙은 '수도권 인구 집중 해소와 서울 주택 가격 상승·저출산·만혼 등 사회 구조적 문제 해결 방안'이란 진단이 바로 그것이다. 제안 내용이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방을 살릴 묘안이 될 법해 더 관심이 간다.

서울대 진학률에서 서울과 비서울 지역 간 격차의 약 8%만이 학생의 잠재력 영향이고, 92%는 '거주지 효과'라는 한은의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지역별 비례선발제'란 대학이 입학 정원을 지역별 학령인구별로 뽑는 방식이다. 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에 권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한은이 금리를 조정하는 것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을 더 효과적으로 안정시킬 수 있다"고 했다.

수도권 집중을 이대로 두면 지방소멸은 시간문제다.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서울에 집중한 입시경쟁을 지역적으로 분산시킬 게 분명하다. 사교육 등 사회경제적 배경의 영향으로 지역인재를 놓치는 현상도 완화할 것이다. 선진국에선 상위권대가 지역별로 고르게 분포돼 지역 편중이 발생하기 어렵지만, 그런데도 대부분 명문대는 다양한 지역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애쓴다. 지금도 지역균형전형 입학생들의 학업 성과가 다른 학생들보다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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