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울분(鬱憤)과 화병(火病)

  •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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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06  |  수정 2024-09-06 06:59  |  발행일 2024-09-06 제27면

사전에서는 울분(鬱憤)을 '답답하고 분함. 또는 그런 마음'으로 풀이한다. 전문가들이 참여한 여러 연구 문헌에서는 '부당하고 모욕적이며 신념에 어긋나는 것으로 여겨지는 스트레스 경험에 대한 감정적 반응' 정도로 설명한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이 최근 공개한 '한국인의 울분과 사회·심리적 웰빙 관리방안을 위한 조사' 결과는 상당히 충격적이다. 국민의 절반 정도가 장기적인 울분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울분을 일으키는 사회·정치 사안 중에는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 △정부의 비리나 잘못 은폐 △언론의 침묵·왜곡·편파보도가 상위 5위에 들었다. 특히 올해 조사에서는 △안전관리 부실로 초래된 참사 △납세의무 위반이 새로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응답자의 77.5%는 최근 1년 동안 부정적 사건을 하나라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연령대 별로는 고용 불안정·높은 주거비용·결혼 및 육아에 대한 경제 및 사회적 부담 등을 정면으로 겪고 있는 30대의 울분 정도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화병(鬱火病)'이나 '속병'으로도 불리는 화병(火病)을 서울대병원은 '명치에 뭔가 걸린 느낌 등 신체증상을 동반하는 우울증의 일종으로, 우울과 분노를 억누르기 때문에 발생한 정신질환'으로 설명한다. 울분이나 화병의 정도가 심해지면 감정의 차원을 넘어 육체적 건강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스트레스 관리를 비롯, 명상이나 운동 등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개인적인 노력이 꼭 필요하다. 장준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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