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부양 위해 '빅컷' 단행한 미국…한국의 현명한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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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20  |  수정 2024-09-20 07:06  |  발행일 2024-09-20 제27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8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5.25~5.50%에서 4.75~5.0%로 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던 미국의 기준금리가 '빅컷(대폭 인하)'으로 결론 난 것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이후 4년 반 만이다. 이에 더해 연준은 고용시장 악화를 막기 위해 연내 0.5% 추가 인하를 예고했다. 미국이 사실상 긴축 통화정책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것이어서 글로벌 금리인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역시 금리 인하는 단지 시간 문제가 됐다.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한 빅컷에 나서면서 한국도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 증가, 수입 물가 안정, 기업들의 외화부채 부담 완화 같은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반면 부정적 영향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금리인하에 따른 유동성 확대가 집값 폭등을 부추길 공산이 크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계 빚도 우려스럽긴 마찬가지다. 한국의 GDP 대비 민간신용비율이 이미 220%를 넘긴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면 가계 부채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날 수 있다.

미국의 빅컷으로 한·미 금리 역전 차가 1.5%포인트 차로 좁혀졌지만 한국은행(한은)의 고민은 되레 깊어지고 있다. 정부와 경제계는 내수를 살리기 위한 발 빠른 금리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과열된 부동산 시장과 가계 부채가 걸림돌이다. 이처럼 뻔히 보이는 부작용을 선제적으로 살펴보고 대책을 세우는 건 당연한 일이다. 전문가들이 한은의 금리인하 결정이 11월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는 이유다. 한은이 금융 안정과 경제 회복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묘책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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