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병약했던 김형석

  • 김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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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9-25  |  수정 2024-09-25 07:08  |  발행일 2024-09-25 제27면

1920년생으로 올해 104세인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나온 이후 상징적인 인물이 됐다. 정호성 시인은 오래전 영남일보 CEO 아카데미 특강 때 "누구나 김형석을 꿈꾸지만, 김형석처럼 될 수 있는 사람은 김형석뿐이다"고 했다. 김 교수처럼 맑은 정신으로 건강하게 장수하는 것 자체가 희귀한 사례인 것이다.

그런 김 교수가 어릴 때는 병약했다고 한다. 김 교수가 쓴 신간 '100세 철학자의 사랑수업'에 따르면 김 교수 어머님의 소원은 아들이 스무 살까지 사는 것이었다고 한다. 어릴 때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주 의식을 잃고 쓰러질 정도로 허약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어린 시절 병약했던 게 장수 비결이 됐다. 어릴 적부터 건강에 나쁜 것은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았고, 심지어 '이기주의자'도 만나지 않았다고 했다.

병약했던 사람이 장수하는 것은 필자의 주변에서도 볼 수 있다. 1933년생으로 올해 91세인 A씨는 신혼 때까지도 병약해 혼절한 적이 제법 많았다. A씨는 50살까지만 살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빌었다. 가장으로서 해야할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A 씨 역시 술· 담배를 하지 않았고, 몸에 좋다는 음식을 먹으면서 관리를 했다. 젊었을 때 병약했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도 비교적 건강하다.

건강에 해로운 것을 안 하는 만큼 장수에 중요한 것이 '사랑'이라는 김 교수의 글이 가슴에 와닿는다. 사랑은 삶의 버팀목이라고 했다. 가족·친구 나아가 공동체를 사랑하는 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비결이라는 것이다. A씨도 사랑이 많은 분이다. 김진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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