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금리에 대구경제 휘청…은행은 연말 성과급 잔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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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1-22  |  수정 2024-11-22 07:01  |  발행일 2024-11-22 제27면

대구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파산·폐업·개인회생 신청이 최근 2년 사이 급증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사업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들의 불만은 한 곳을 향한다. 고금리다. 시중은행의 '이자 장사'는 지난 10년간 금리 등락과 상관없이 꾸준히 늘어났고, 올해도 역대급 실적 잔치를 예고한다. 국민 고통에 기대어 은행 곳간만 불렸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대구지방법원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올 10월까지 법인 파산 신청 건수(297건)는 그 전 2년간보다 3배 안팎 급증했다. 2023년 기준 대구지역 폐업 건수도 2022년 대비 16% 증가했다(국세청 통계). 개인회생 신청은 10월 현재 이미 지난 한 해 총 건수(1만1천25건)에 육박한다. 제1 원인으로 '고금리'가 지목된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은행 대출금리는 오히려 올랐다.

시중은행은 국가가 부여한 라이선스 특혜를 무기 삼아 '이자 장사'로 배 불리고 있다. 5대 금융지주의 지난 3분기 합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5.9% 증가했다. 사상 최대다. 평균연봉 1억원이 넘는 은행권은 연말이면 300~400%의 성과급과 수억 원의 희망퇴직금을 지급해왔다. 대통령의 질타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매년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도 커지는 추세지만 회수율은 10%도 안 된다. 접대비는 왜 그리 많은가. 금융권의 지난 5년여간 사용한 접대비가 2조4천억원(2024년 국감 자료)에 달한다. 은행권의 이 같은 도덕적 해이를 계속 방치해선 안 된다. '관치 금융'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금융당국이 직접 개입해 과도하게 치우친 이자 수익 구조를 손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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