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격화하는 검-경 신경전…비상계엄 수사 제대로 되겠나

  • 논설실
  • |
  • 입력 2024-12-18  |  수정 2024-12-18 07:13  |  발행일 2024-12-18 제27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제각각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의 주도권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여기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까지 가세하면서 관련 수사가 여러 갈래로 쪼개져 진행 중이다. 검찰과 경찰 간의 해묵은 수사권 갈등이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검찰이 비상계엄 직후 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출범시키고 수사 공조를 제안했지만 경찰은 이를 거절했다. 대신 공수처, 국방부와 손잡고 별도의 공조수사본부(공조본)를 꾸렸다. 수사 주체가 2개인 것도 문제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검·경 갈등이 더 우려된다. 자칫 감정싸움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인다. 이대로라면 극심한 수사 혼선이 불가피하다.

현재 검찰과 경찰 수사는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6일 문상호 국방부 정보사령관을 내란 등 혐의로 긴급체포했지만 검찰은 이를 불승인했다. 현행 군사법원법상 현직 군인에 대한 체포권이 경찰에게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검찰의 과도한 견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정점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수사 경쟁도 치열하다. 검찰 특수본은 지난 16일 윤 대통령에게 2차 소환을 통보했다. 오는 21일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나와 조사를 받으라는 것이다. 공조본도 18일 공수처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상태다. 이와는 별개로 공수처는 검·경에 비상계엄 사건 이첩 요청권을 재차 발동한 상태다.

지금 중요한 건 누가 수사하느냐가 아니다. 비상계엄 실체를 명확히 규명해 국가적 혼란을 최소화하는 게 시급하다. 그런데도 수사 주체들이 신경전을 벌이며 서로가 발목을 잡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제라도 검·경이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속도감 있게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