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얼죽아, 그리고 얼죽신

  •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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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23  |  수정 2024-12-23 06:53  |  발행일 2024-12-23 제23면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기온이 뚝 떨어지면 '얼죽아'에 대한 관심과 함께 그 취향에 입을 대는 경우가 늘어난다. 얼죽아는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뜻한다. 추워지면 따뜻한 음료를 찾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얼죽아 마니아들은 남의 시선이나 타박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냥 몸과 마음이 원하는 대로 즐길 뿐이다. 흔히, 더위에 지쳤을 때 많은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이 그들의 당당한 항변이다.

독특한 듯 여겨지는 개인 취향과는 별개로, 얼죽아는 섭식장애 중 이식증(異食症)의 한 유형인 빙식증(氷食症) 같은 증상일 수도 있다는 견해도 있다. 얼음을 씹으면서 스트레스나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심리적 이유일 수도 있고, 철 결핍성 빈혈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철 결핍성 빈혈 이야기는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의 연구결과에 따른 것이다.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으나, 스스로 심하다거나 궁금하다 싶으면 한 번쯤 체크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최근 들어서는 얼죽아에 이어,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 주택시장 동향에서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신축아파트 선호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오래된 아파트와의 가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수요자들이 얼죽신을 고집하는 이유는 단지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하고도 세련된 커뮤니티 시설과 최신 인테리어, 그리고 멋스러운 조경 등 장점이 많아서다. 신축 아파트 평당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얼죽신 수요가 이어지는 것도 이채롭다. 장준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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