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상시국에 사상 최악 여객기 참사까지…사고 수습 총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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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12-30  |  수정 2024-12-30 06:58  |  발행일 2024-12-30 제23면

불행은 겹쳐서 오는 것인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가적 위기 상황이 심화되는 가운데 사상 최악의 여객기 추락 참사까지 발생해 충격을 더하고 있다. 태국 방콕발(發) 제주항공 여객기가 29일 오전 9시3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외벽을 충돌하면서 동체가 반파되고 화재에 휩싸였다. 이로 인해 여객기에 타고 있던 181명(승객 175명·승무원 6명) 중 구조된 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망했다. 이번 사고는 국내에서 발생한 1993년 전남 화원면 부근 아시아나여객기 추락사고(66명 사망), 2002년 경남 김해국제공항 인근 중국 민항기 추락사고(129명 사망)보다 인명 피해가 훨씬 크다. 너무나 어처구니없고 참담하다.

이날 사고 여객기는 공항 착륙 중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착륙을 시도하다가 속도를 줄이지 못해 활주로를 벗어나 공항 끝단의 구조물과 충돌했다. 공항 당국에 따르면 랜딩기어 고장 원인은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때문으로 추정된다. 현재로선 섣불리 예단하긴 어렵지만 이번 참사 역시 인재(人災)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예측 가능한 위험 요소였다. 실제로 2019년부터 최근 5년간 국내 공항에서만 500건의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했고 계속 증가 추세다. 대부분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항공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돼왔다. 특히 주변에 습지가 많은 무안공항은 평소에도 버드 스트라이크 위험성이 컸지만 대비가 부족했던 것이다.

감당하기 힘든 비극적 사고지만 비탄에만 젖어 있을 수는 없다. 정부와 지자체, 관계 당국은 사고 원인 규명과 피해 수습에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정치권도 소모적 정쟁을 접고 국민적 아픔을 씻는 일에 앞장설 책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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