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신(新) 만리장성

  • 윤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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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1-22  |  수정 2025-01-22 07:02  |  발행일 2025-01-22 제27면

중국이 '신(新) 만리장성'을 쌓기 위해 필사적이다. 이번엔 독자적인 기술·안보의 성을 쌓겠다는 것이다. 첨단 기술의 자급자족을 기반으로 경제난 극복, 미국의 기술 봉쇄 타파라는 일거양득 효과를 노리겠다는 의도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최근 "십 년 동안 칼 한 자루만 갈겠다는 결심으로 과학기술 강국을 건설하라"고 강조하며 기술 자립 의지를 북돋웠다. 최근 AI 자율 주행, 인간형 로봇 등 첨단 분야의 개발에 절치부심하고 있으며, 전기차와 생체(안면)인식, 로봇 등 일부 분야에선 괄목상대할 만한 성과를 낸 점도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안면인식 기술의 경우, 결제 시스템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될 정도로 세계를 선도한다는 평가다. 올해 미 CES에서도 '레드(중국) 테크'의 공습이 거셌다는 후문이다.

중국이 기술 만리장성을 높이 쌓을수록 그늘도 짙어진다. 첨단 기술이 국민 통제의 수단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중국 도시 곳곳에 로봇 경찰이 순찰 활동을 하고 있으며, 최근 일부 공항에선 '눈'이 10여 개 달린 망원경 모양의 경찰 로봇이 목격됐다고 한다. 안면인식 시스템 역시 통제의 수단으로 활용된다. 대학 캠퍼스 곳곳에 설치된 안면인식 시스템이 학생들의 움직임을 수시로 감시할 수 있다는 것. 심지어 걸음걸이만으로 특정인을 포착해 동선을 추적하는 AI 감시카메라 망(網)도 깔려 있다고 한다.

우리 입장에선 중국의 기술자립이 그리 달갑지 않다.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첨단 IT분야도 중국에 잠식당하면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윤철희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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