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탓에 국내 소비시장이 혹한의 날씨보다 더 얼어붙었다. 끝이 안 보이는 내수 부진에 불경기 관련 역대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태세다. 지난해 소매 판매는 -2.2%를 기록했다. 이는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었던 2003년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3년 연속 소비 감소도 역대 최장 기록이다. 실질임금 하락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면서 소비 여력이 쪼그라든 결과다. 대구·경북은 이보다 더 암울하다. 가장 큰 요인으로 건설시장의 불황을 꼽았다. 건설 수주가 급감, 타 지역보다 더 극한의 빙하기를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 12월엔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하락한 '트리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처럼 내수 침체의 심각한 경고음이 쉼 없이 울리건만, 정치권은 여전히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정략적 태도를 보여 안타깝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근 '추경부터 하자'고 역공에 나서자 국민의힘은 떨떠름한 분위기다. 자칫 이 대표의 전략에 끌려가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엉거주춤한 모습이다. 이러다 보니 추경의 총론에는 이견이 없지만, 규모와 사용처 등 각론엔 의견 차가 크다. 이른바 '벚꽃 추경'이 쉽지 않을 모양새다.
내수 침체의 치료에는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돈을 빨리 쓸 수 있는 저소득층, 소상공인 위주로 발 빠르게 지원하는 게 특효약이다. 게다가 이른 시일에 여·야 합의로 추경을 시행한다면 정국안정, 대외 신인도 역시 향상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여·야·정이 다음 주에 열릴 국정협의회에서 추경 쟁점에 대한 결론을 낼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은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 무엇이 민생을 보살피는 길인지 성찰하기 바란다.
이처럼 내수 침체의 심각한 경고음이 쉼 없이 울리건만, 정치권은 여전히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정략적 태도를 보여 안타깝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근 '추경부터 하자'고 역공에 나서자 국민의힘은 떨떠름한 분위기다. 자칫 이 대표의 전략에 끌려가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엉거주춤한 모습이다. 이러다 보니 추경의 총론에는 이견이 없지만, 규모와 사용처 등 각론엔 의견 차가 크다. 이른바 '벚꽃 추경'이 쉽지 않을 모양새다.
내수 침체의 치료에는 무엇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돈을 빨리 쓸 수 있는 저소득층, 소상공인 위주로 발 빠르게 지원하는 게 특효약이다. 게다가 이른 시일에 여·야 합의로 추경을 시행한다면 정국안정, 대외 신인도 역시 향상되는 부수적인 효과도 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여·야·정이 다음 주에 열릴 국정협의회에서 추경 쟁점에 대한 결론을 낼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은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 무엇이 민생을 보살피는 길인지 성찰하기 바란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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