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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코엑스에서 열린 '더 웨이브서울 2024'에서 서승완 유메타랩 대표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 AI와 소통하는 법'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서승완 대표 제공> |
"진구는 도라에몽이 건네준 도구를 엉뚱하게 사용해 문제를 일으키곤 합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좋은 도구라도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사용자의 몫입니다. AI가 주는 결과물을 무조건 받아들이기보다는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AI를 이끌어가는 방법을 배우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강조하는 핵심 가치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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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전달로 AI 효과적 활용해야
기업 환경서 출력의 정확·일관성
AI시스템 비즈니스 가치로 이어져
병원은 의료데이터 제도 필요하듯
범용 AI로는 전문사항 충족 안돼
기업 특수목적에 맞는 시스템 구축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중요성 커져
서 대표가 말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대규모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s)과 시각-언어 모델(Vision-Language Models)의 출력을 효율적으로 다루기 위해 입력 프롬프트를 구조화하는 기술을 말한다. 쉽게 말해 프롬프트는 AI 시스템에 전달하는 입력값을 의미한다. 이러한 입력값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최적화하는 기술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인 것이다. AI는 사용자가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품질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AI 모델의 특성을 이해하고, 목표로 하는 작업에 맞게 입력값을 구조화하며, 일관된 성능을 보장하기 위한 체계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합니다. 특히 기업 환경에서는 AI 시스템의 출력을 보다 정확하고 일관되게 제어해야 하며, 이는 곧 AI 시스템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AI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서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겪는 가장 큰 오해가 ChatGPT 같은 서비스를 'AI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AI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ChatGPT를 완성된 자동차에 비유했다.
"일반 사용자들은 복잡한 엔진의 원리를 몰라도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어요. 하지만 자동차 회사들은 이 엔진을 가져다가 트럭도 만들고, 버스도 만들고, 특수 차량도 만들 수 있습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ChatGPT는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완성된 서비스이지만, 그 속에 있는 AI 모델은 마치 자동차 엔진처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어 그는 "많은 기업들이 'AI 엔진'을 가져다 자신들만의 특별한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 하죠. 이때 ChatGPT를 사용하면 되는 거 아니냐는 의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에는 자신들만의 특수한 업무 방식과 전문 지식이 있습니다. 병원은 의료 데이터를 다루는 특별한 시스템이 필요하고, 법률 사무소는 자신들의 법률 지식을 담은 AI가 필요하죠. 범용 AI로는 이런 전문적인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없어요."
이 과정에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필수적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AI 엔진을 기업이 원하는 특수 목적에 맞게 설계하고 최적화합니다. 단순히 질문을 입력하는 게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AI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마치 자동차 엔진을 특수한 목적에 맞게 조율하고, 새로운 차량을 설계하는 것처럼 AI 모델을 기업의 목적에 맞게 최적화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것이 제가 하는 핵심 업무입니다."
AI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일반인 사용자들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태도나 역량을 묻자 그는 "정확한 지시와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모호하거나 부정확한 지시를 하면 그만큼 부정확한 결과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는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알고, 이를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AI는 우리가 입력한 내용을 바탕으로 가능성 있는 답변을 생성하기 때문에 답변의 정확성을 검증하는 것은 사용자의 몫이다.
"운전자가 목적지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올바른 경로로 자동차를 몰고 갈 수 있는 것처럼, AI도 명확한 지시가 있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AI는 마법 지팡이가 아닌 도구이며, 도구의 특성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려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막연히 'AI가 알아서 해주겠지'라는 생각보다는 AI의 강점과 한계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기대치를 설정하는 것이 효과적인 AI 활용의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또 AI의 발전에 따른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중요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서 대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대답했다. 새로운 AI 모델이 등장할 때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불필요하다는 주장이 반복되는 것은 매우 피상적인 시각이라는 것이다. 그는 골드러시 시대를 비유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 진정한 수익을 창출한 이들은 직접 금을 캔 광부들이 아니라, 그들에게 필요한 도구와 서비스를 제공한 사람들이었습니다. AI 시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AI 모델이라는 '금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전문적인 도구와 방법론이 필요합니다. 이 역할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될 것입니다. 효과적인 프롬프트는 AI 사용 비용을 줄이고, 결과물의 품질을 높여 기업이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특히 최근에는 AI 모델들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모델 자체의 성능 차이보다는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유메타랩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통해 AI 시스템의 성능을 최적화하고, 기업들이 AI를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핵심 비전으로 삼고 있다. 서 대표는 세종사이버대 겸임교수로서도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 AI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AI가 스스로 프롬프트를 생성하고 추론하며 업무를 자동화하는 '에이전트' 기술이 발전하는 상황에서도, 이를 실제 비즈니스에 맞게 조율하는 과정에는 여전히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필요합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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