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시진핑의 축구굴기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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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3-31  |  수정 2025-03-31 07:06  |  발행일 2025-03-31 제21면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시진핑의 축구굴기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시진핑은 축구광팬이다. 2012년 그가 집권하면서 중국을 축구 최강국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세 가지 꿈을 제시했다. 중국이 월드컵 본선에 꼭 나가고 월드컵을 개최하고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것. 12년이 지났다. 그의 꿈은 이루어졌을까?

최근 중국의 축구 성적은 유례없이 저조하다. 2026년 FIFA 월드컵에는 48개국이 본선에 오르는데 14억 인구의 중국이 탈락했다. 아시아지역 3차 예선 C조 성적표를 보면 중국은 8경기 중 2경기만 겨우 이겨 꼴찌가 됐다. 4차 예선전을 치러볼 기회조차 사라졌다. 특히 작년 9월에 열린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의 대일본전에서 7대 0 참패를 당했다. 본선 진출은 14억 국민의 열망이지만 축구팬들은 눈물만 흘리고 있다. 중국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2002년 단 한 번밖에 없었다.

왜 중국 축구는 그토록 부진할까? 축구는 역도와는 다르다. 역도야 14억 인구 중에서 가장 신체조건이 맞는 선수를 골라 집중 훈련하면 금메달이 목에 걸린다. 그러나 축구 굴기는 광대한 저변 확보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역도처럼 기획하여 될 일이 아니다. 기술 습득은 되더라도 이강인처럼 슈팅하는 감각이 안 된다. 축구는 풀뿌리 스포츠다. 어릴 때부터 골목이나 공원에서 공을 차서 공의 감각을 익혀야 한다. 풀뿌리 속에서 엘리트가 나온다. 그러나 중국은 경제기획처럼 축구기획을 한다. 중국은 풀뿌리와는 거리가 먼 공산당 부서기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또 한 가지. 중국 축구는 부정부패에 얽혀 있다. 선수, 코치, 임원들이 노름, 승부조작, 수뢰혐의로 구속되었고 전 국가대표팀 감독도 20년형을 선고 받았다.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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