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과 改憲

  • 이주엽 엘엔피파트너스<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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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4-07  |  수정 2025-04-07 07:13  |  발행일 2025-04-07 제22면
극렬히 갈린 민심 치유하고

경제적 불확실성 극복할 때

이제 국회의 명확한 숙제는

87헌정체제 종언을 고하고

정치 개혁 해답을 내놓는 것
[아침을 열며]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과 改憲
이주엽 엘엔피파트너스<주> 대표
결국 또 한 명의 탄핵 대통령이 나오고야 말았다. 헌법재판관 8인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2025년 4월4일 11시22분 대통령 윤석열은 파면되었다. 대한민국 헌정사에 커다란 오점을 다시 한번 남기게 되었다. 보수정권에서만 두 번씩이나 탄핵 대통령이 나왔다는 형용하기 힘든 자괴감과 함께 무엇부터 잘못되었는지를 돌이켜 보기에도 낯부끄러울 수밖에 없는 현실에 한숨만이 쉬어질 뿐이다.

이제 우리 앞에 놓인 숙제는 지난 4개월여 동안 탄핵 찬성과 반대로 극렬하게 갈린 아스팔트 민심(民心) 분열을 어떻게 극복해서 국민통합의 길로 나아갈 것인가 일 것이다. 거대 야당인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일방통행식 막무가내 정치 행태를 보여온 것이 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에 이르기까지 그 원인을 제공했다는 부분도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지만, 이제껏 볼 수 없었던 보수 민심의 결집과 폭발력도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정치권이 눈여겨 염두에 두어야 할 대목이라 할 것이다. 잘못된 정치로부터 비롯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그 해답을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할 책임감이 준엄하게 부여된 상황이다.

이번 대통령 탄핵사태를 거치면서 정치권에 주어진 명확한 숙제 하나는 바로 '87 체제의 종언'을 고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유신체제를 허물고 한국의 민주화를 이뤄낸 '서울의 봄'은 5년 단임제의 대통령 직선제를 도입한 제9차 개헌을 이뤄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이후 40년 가까이 헌법(憲法)을 개정하지 못했다. 그사이 우리 대한민국은 경제 규모 및 사회구조가 급변하고 국민의 의식 수준이 당시와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다변화되고 복잡해졌다.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통치구조만은 소위 '87 체제' 갇혀 있는 셈이다. 그사이 우리 정치는 대립과 반목의 마이너스 정치문화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던 건 아니었는지 돌이켜 봐야 한다.

국민을 위한 올바른 정치문화의 정립이 중요하다는 점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결정문에도 우리 정치권이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대목이 담겼다. "국회가 소수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비상계엄 과정에서 발생한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위반을 분명히 적시하는 한편, 국회 내 절대다수의 의석을 가진 제1당 민주당의 잘못된 국회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뼈아픈 일침을 가한 것이다. 그릇된 정치 관행과 문화에 대해 헌법적 관점에서 고언(苦言)을 하는 한편, 의회민주주의의 복원을 강조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야 할 엄중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탄핵정국으로 비롯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분열된 민심을 추스르는 한편,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치문화를 정착시켜야 할 시점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도입으로 우리나라의 대외 경제 여건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이겨내야만 하는 숙명(宿命)을 안고 있다.

이제 정치권은 상호 이해관계를 따질만한 여유가 없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야기된 혼란을 수습하고 헌정질서가 올바르게 설 수 있는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에게서 부여받은 헌법적 책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할 때이다. 진정한 정치개혁(政治改革)을 위한 개헌(改憲)을 신중히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이주엽 엘엔피파트너스<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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