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로에 선 이재명 정부...농산물 소고기 포기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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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7-28 08:14  |  발행일 2025-07-28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여러 정황을 감안하면 한국측 입장이 위태위태해 보인다. 일차적으로 이재명 정부가 장관 인선이 끝나자 마자 관세협상에 뛰어든 상황을 무시할 수 없다. 여기다 트럼프의 압박은 미국내 언론에서조차 '관세 협박(Tariff threat)'이라고 칭할만큼 거칠다. 심지어 갈취(shakedown)란 표현도 쓴다. 한국을 향한 태도는 더 노골적이다. '2+2 고위급 회담'을 약속해 놓고, 상대국 부총리겸 재무장관(구윤철)이 출국 직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일본과의 협상물을 상기시키며 한국의 조급함을 조롱하기도 했다. 한국은 현재 중국과의 협상 다음으로 밀려나 있다. 관세협정 시한인 8월1일 하루전인 오는 31일 최종 담판이 예정돼 있다.


트럼프의 힘을 압세운 막무가내식 압박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한국정부내에서도 뭔가 양보해야 일이 풀릴 수 있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대표적으로 쌀을 비롯한 농산물과 소고기 수입 완전 개방이다. 소고기는 '2008년 광우병 사태' 이후 30개월령 아래만 수입된다. 미국내에서도 30개월령 이상 소는 이제 도축하는 비율이 미미해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농축산 종사자의 저항이 예상되지만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지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항은 협상과정에서 우리가 '이성을 잃을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관세협상을 일회용 치적으로 보며, 상대국과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관측이다. 그럼에도 한국은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중국을 활용하는 고도의 정치적 카드도 고려할 수 있다. 한국이 '세계 최고의 평택 미국기지'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도 부각시켜야 한다. 결국 국익과 한반도 안정, 수출 전선의 장애물 제거란 복합 함수를 풀어야 한다. 관세 협상은 이재명 정권의 연착륙을 향한 좁은 관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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