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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76주년 사람과 지역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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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현 기자
전체기사
구미고은로타리클럽, 장애인 250여 명에게 떡국 대접
국제로타리 3630지구 구미고은로타리클럽(회장 정수목)이 지난 9일 경북 구미시장애인체육관(관장 김휴진) 식당에서 장애인 250여 명에게 떡국을 대접했다.
대한칵테일조주협회 정기총회…지난해 사업 평가·결산
대한칵테일조주협회(회장 이희수 대구한의대 메디푸드HMR산업학과 교수)가 지난 10일 대구축산농협 축산물프라자 동대구IC점에서 이사회 및 정기총회를 열고 지난해 사업을 평가·결산했다.
[알림] 튀르키예·시리아 지진피해 이웃돕기 성금 모금
영남일보는 한국신문협회 및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함께 '튀르키예·시리아 지진피해 이웃돕기' 성금 모금을 시작합니다.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고 절망에 빠진 지진피해 이웃들이 지진의 공포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우리의 따뜻한 위로와 도움이 필요합니다.※성금접수를 원하는 독자께서는 아래 성금 모금 계좌로 직접 송금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문사에서는 성금을 직접 접수하지 않습니다)▨ 모금기간 : 사고게재일 ~ 2023년 3월9일(목)▨ 모금 계좌번호 : 국민은행 054990-72-012154, 농협은행 790-1256-2547-397▨ 예금주 : 재해구호협회▨ 온라인 기부 : 희망브리지 홈페이지(https://hopebridge.or.kr)▨ ARS 기부 : 060-700-0110(건당 1만원)▨ 기부영수증 발급 문의 : 1544-9595영남일보·한국신문협회
바르게살기운동 울진군協, 가짜뉴스 추방 캠페인 펼쳐
바르게살기운동 울진군협의회(수석부회장 장일섭)가 지난 6일 경북 울진군청 앞에서 가짜뉴스 추방 등 국민통합을 위한 캠페인 활동을 전개했다.
순복음대구교회, 소외계층 위한 쌀 400포대 기탁
순복음대구교회(목사 이건호)가 최근 소외계층에 전할 '사랑의 쌀' 400포대(1천200만원 상당)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김수학)에 기탁했다.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사격팀, 스포츠 인권 교육·상담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이사장 문기봉) 사격팀이 지난 7일 대구국제사격장 회의실에서 (성)폭력 및 차별 없는 스포츠 문화 확립을 위해 '사격선수단 스포츠 인권교육 및 상담'을 실시했다.
대구시교육청-대구문학관, 독서인문교육 활성화 협약
대구시교육청(교육감 강은희)과 대구문학관(관장 하청호)이 8일 시교육청 여민실에서 독서인문교육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동네뉴스] 임상병리사 접고 '비건카페 겸 책방' 주인이 된 까닭은
"손님이 커피 열 잔을 사가겠다며 주문했어요, 하지만 저희 가게는 포장 용기를 쓰지 않아 거절했어요. 기후 위기라고 입으로만 떠들 수는 없잖아요. 하루 석 잔을 팔아도 환경을 생각하고 실천해야죠." 백소현(35)씨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동천역 인근 주택가에서 카페 겸 책방인 '나른한 책방'(북구 대천로)을 운영하고 있다. 책방에 들어서면 상자 골판지로 만든 메뉴판이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 백씨는 저동력 커피, 생레몬, 읍내동 통장님표 매실청 에이드, 100% 토마토 주스, 동천동 방앗간에서 빻은 오곡(국산 검은콩 검정깨 흑미) 라떼, 직접 담근 오미자청 등을 팔고 있다. 특히 호두파이, 마들렌, 스콘 같은 간식거리는 우유·계란·버터 등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는다. 비건(Vegan·채식주의자)을 위한 식재료만 취급하고 있는 것. 책방에 구비된 책도 비건·동물권·기후위기·환경 등과 관련된 분야가 대부분이다. 백씨가 비건이 된 것은 몸이 아파서도 아니고 건강을 생각해서도 아니다. 어느 날 공장식 축산 실태를 다룬 다큐멘터리 '잡식 가족의 딜레마'(감독 황윤)를 본 후 충격에 빠졌다는 그는 "20년 살 수 있는 동물들이 한 달 만에 죽어 나가고 지옥 같은 환경에서 사육되는 현실에 참혹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실을 조금이라도 바꾸려면 사람들이 고기를 덜 먹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 그는 그날 이후 고기 먹기를 중단했다. 이후 경북대병원 임상병리사를 그만두고 비건 간식을 판매하는 책방을 차렸다. 나른한 책방은 장애인이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유리창에는 '어린이 환영' '반려견 동반 환영'이라는 글귀가 붙어 있다. 한 달에 한 번 글쓰기 모임인 '글헤는 밤'이 진행되고, 작가를 초대해 얘기를 나누는 '북토크'가 열리기도 한다. '쓰기의 말들' 은유 작가와 '이상한 동물원' 이예숙 작가가 다녀갔다. 백씨는 "앞으로도 마을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유익한 행사를 만들어 책방을 오래 지켜 나가고 싶다"며 "특히 아이를 동반한 엄마가 이 공간에서 나른하게 쉬어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조경희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대구도시철도 3호선 동천역 인근 주택가에서 카페 겸 책방인 '나른한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백소현씨가 비건(채식주의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윤용희 경북대 명예교수, 대구평화대사협의회장 선출
윤용희 경북대 명예교수가 지난달 31일 대구평화대사협의회 2023년 정기총회에서 임기 2년의 회장에 선출됐다. 대구시의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된 대구평화대사협의회는 남북관계와 한반도 통일을 연구하고 있으며, 회원은 1천200명에 이른다. 변종현기자 byeonjh@yeongnam.com
[동네뉴스] 성경이 아니라 천자문 가르치는 목사님
"宮殿盤鬱(궁전반울)하고, 樓觀飛驚(루관비경)이라.圖寫禽獸(도사금수)하고, 畵綵仙靈(화채선령)이라."지난 26일 경북 경산 하양읍 무학로 물볕갤러리. 학동들이 운율에 맞춰 서당에서 글 읽는 듯한 소리가 밖에서도 낭낭하게 들린다. 서당이 아닌 갤러리에서 '천자문(千字文)' 강좌가 열리는 것도 이색적이지만 '훈장 선생님'이 길 건너 무학로교회 조원경 담임목사라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33㎥(10평)도 안될 것 같은 한옥을 리모델링한 갤러리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머리 히끗히끗한 어르신과 중년의 여성 몇 분이 앉아 글을 읽고 있다. 교재를 보니 이미 천자문 중반에 들어섰다. 조 목사는 붓으로 직접 쓴 천자문 원문을 화이트보드에 걸쳐 두고 한 자 한 자 짚어가며 읽고, 문장과 주석을 설명해 나갔다.수강생 중에는 지역 주민도 있지만 대구, 경북 칠곡 등 외지에서 온 현직 교사와 은퇴한 대학교수도 있다. 특색 있게 지어진 교회 건물과 갤러리를 구경하러 왔다가 등록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들은 동양철학 박사이며 20여년 한학공부를 하고 대학에서 유교·불교·기독교 '비교종교학'을 강의한 조 목사의 강의를 듣기 위해 먼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넓지 않은 장소에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열성만은 대단하다. 숙제 노트에 지난 시간 배운 글자를 세필 붓으로 여러 번 반복해서 적어온 수강생도 있다.칠곡에서 온 도성탁 팔거역사문화연구회 회장은 "처음에는 목사님이 성경말씀이 아닌 천자문을 가르친다기에 좀 신기하게 생각했다"며 "이전에도 천자문을 공부해 봤지만 유교뿐만 아니라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목사님이 다양한 해석을 해주니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대구 수성구에서 온 우소영씨는 "천자문이 한자공부의 기초라고 생각했는데 배울수록 깊이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좋은 강의가 잘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는 반응도 있었다. 역사 교사인 최정순씨는 "지역에서 훌륭한 강사를 모시고 수준 높은 문화강좌를 열고 있어 참여하고 있다"며 "더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화공간 물볕 황영례 대표는 "물볕은 하양의 한글이름이다. 대구가톨릭대와 MOU를 맺고 대학평생교육원 물볕캠퍼스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곳에서 열리는 강좌는 천자문만 있는 게 아니다. 월요일 시 창작교실, 화요일 미술, 금요일 음악 등 훌륭한 강사를 모시고 요일별로 다양한 강좌를 열고 있다. 수강생들은 인근 국가문화재 경산상엿집 답사와 그곳에서 매달 열리는 인문학 특강에도 참석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글·사진=천윤자시민기자kscyj83@hanmail.net<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지난 26일 경북 경산 무학로교회 조원경 목사가 인근 물볕갤러리에서 '천자문'을 강의하고 있다.
[동네뉴스-스마트폰 세상보기] 왜가리도 거리두기 해제? 경산 남천에 30여마리 출몰
왜가리도 명절을 맞아 거리두기를 해제했나. 설 연휴 마지막날 전국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비교적 포근한 날씨를 보인 지난 23일 오후, 경북 경산 도심을 흐르는 남천에 왜가리 30여 마리가 모여들어 장관을 이뤘다. 세어 보니 30마리가 넘는다. 평소 한두 마리 정도 물속에 다리를 두고 정물처럼 외롭게 서 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지만, 이처럼 떼를 지어 한곳에 모여 있는 모습은 흔치 않아 산책 나온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왜가리떼를 촬영한 이경희씨는 "거리두기가 풀렸지만 코로나 이후 대가족이 모이는 일이 줄어들었는데, 왜가리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니 가족과 일가친척이 모여 함께 맞는 설명절이 더욱 그리워진다"고 말했다. 천윤자시민기자kscyj83@hanmail.net<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지난 23일 경북 경산 중앙초등 앞 남천에 왜가리 30여 마리가 나타나 먹이 사냥에 나서고 있다.
[영남타워] 대구판 '사막의 장미'를 기다린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탄성을 자아낸 장면은 비단 이변의 서사를 써 내려간 승부만이 아니다. 6천751명 외국인 근로자의 죽음과 맞바꾼 비극의 산물이란 점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충격을 안겨 주긴 했지만 어마어마한 돈을 퍼부은 8개 경기장의 조형미는 월드컵이 축구 향연인지 건축 엑스포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더 놀랄 일은 그렇게 지어진 경기장 중 하나인 '스타디움 974'를 주저 없이 해체한다는 점이다. '하얀 코끼리(비용만 많이 들고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를 비유한 말)'를 남기지 않겠다는 카타르 당국의 의지라지만 오일머니 참 대단하다. 확실히 최근 세계 건축계의 모든 이슈는 중동이 다 빨아들이고 있다. 카타르 수도 도하에는 콘텐츠보다 건축물로 더 유명해진 세계적 명소가 있다. '데저트 로즈(Desert Rose·사막의 장미)'라 불리는 국립박물관으로, 세계적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하고 현대건설이 시공했다. 명칭에서 꽃이 연상되지만 장 누벨이 영감을 얻은 사막의 장미는 잎사귀가 얼기설기 얽힌 형상을 하고 있는 돌(화합물 결정체)이다. 박물관 외관은 이를 본뜬 비정형으로, 316개의 크고 작은 디스크(원형 판)가 맞물려 있다. 사진만 봐도 입이 떡 벌어지고 눈이 휘둥그레진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 중인 네옴시티 3개 프로젝트는 더 경이롭다. 그중 '더라인(The Line)'은 높이(500m)도 높이지만 너비 200m에 길이가 무려 170㎞인 '직선 건축물'이다. 거의 대구~광주 직선거리와 맞먹는, 가로로 눕힌 바벨탑이라 하겠다. 대구는 '2천년 도시'임에도 세계가 흥분할 만한 건축물이 없다. 달성토성은 동물원 이전 등 선결해야 할 문제가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복원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고, 프랑스 지리학자 샤를 바라(1842∼1893)가 북경성을 축소해 놓은 듯 아름답다고 극찬한 대구읍성은 허무하게도 친일파에 의해 오래전 헐렸다. 세계적 관광자원으로 대구사람이 즐겨 찾는 팔공산 갓바위의 소재지도 얼핏 대구 같지만 실은 경북 경산이다. 그렇다고 향후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같은 외국계 테마파크가 들어설 가능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도시 경쟁력으로 보면 열악하기 그지없다. 그런 가운데 몇 해 전 들려온 대구시 신청사 건립 소식은 대구에도 드디어 랜드마크형 건축물이 들어설 것이란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앞으로 대구에서 신축될 초대형 공공 건축물로는 유일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더욱 주목된다. 바야흐로 관광 지향적 건축시대다. 시청을 공무원의 업무공간으로만 한정하는 것은 후진적 발상이다. 안동·예천에 자리 잡은 경북도청을 보라. 전통미·웅장미·자연미 넘치는 외관은 물론 전시관 같은 내부는 하나의 관광자원이 됐다. 돈이 들더라도 대구에 관광을 유인하는 그런 건축물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미래 대구를 위한 대계(大計)에는 사사로움이 없어야 하고, 특히 디딤돌 하나 놓는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구시 신청사 건립이 돌이킬 수 없고 번복할 수 없는 사안이라면 앞서 이미 놓은 디딤돌을 치워 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렇다고 조기 완공이 지상과제인 것처럼 구는 조급함도 없어야 한다. 여러 연유로 사실상 중단 상태에 놓여 있지만 그런 동안에도 100년, 200년 후까지 세계가 계속 찾고 싶어 하는 건축물이 되도록 준비하는 작업은 지속돼야 한다. 데저트 로즈는 2003년 시작해 17년 만에 완성됐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아니라 후대를 위한, 역사에 남을 걸작을 기다린다.변종현 편집국 부국장변종현 편집국 부국장
[동네뉴스] 대구 북구 반짝예술시장 셀러들, 기초생활수급 한 부모 가정에 성금 기탁
대구 북구 대표 프리마켓인 '반짝예술시장'의 판매자(속칭 '셀러')들이 지난해 12월29일 동천동 행정복지센터(동장 송미숙)를 찾아 성금 100만원과 함께 선물꾸러미를 지정 기탁했다. 성금은 반짝예술시장 운영비를 아끼고, 셀러들이 기부한 작품과 헌옷을 팔아 마련했다. 연말에 셀러들이 십시일반 모은 기부금도 포함됐다. '꽃담점빵' 운영자 김은경씨는 그림을 그린 방한화를, '샤랄라핸즈' 강민정씨는 빨간 머리 앤이 그려진 도자기 그릇을, '묘한한땀' 이현정씨는 천가방·수제비누·쿠키·쌀을 선물로 내놨다. 반짝예술시장 셀러 20여 명은 지정기부처에 3년째 후원하고 있다. 후원 대상자는 월세방을 얻어 함께 살아가고 있는 모녀로, 기초생활수급자이자 법정 저소득 한부모 가족이다. 둘 다 질병을 앓고 있어 병원비 마련에 애를 먹고 있다. 셀러들은 동천동 행정복지센터 류해담 복지팀장의 추천으로 이들 모녀 가정을 지정기부처로 정했다. 이들은 "1년에 한 번이지만 모녀에게 따뜻한 연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우연히 공예품을 팔기 위해 반짝예술시장에 왔다가 이렇게 가치 있는 일에 동참할 수 있게 돼 오히려 감사하다"고 했다. 한편 대구 북구 동암로 녹지대에서 2014년부터 9년째 이어오고 있는 반짝예술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가치 있는 일을 같이하는 가족 중심 마켓을 지향한다. 체험과 공연이 있고 공익성도 겸비한 함지마을 유일 핸드메이드 예술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글·사진=조경희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지난해 12월29일 반짝예술시장 셀러들이 대구 북구 동천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송미숙(오른쪽에서 둘째) 동장에게 기부금과 물품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요요작업실 신지예, 묘한한땀 이현정, 샤랄라핸즈 강민정 셀러.지난해 가을 대구도시철도 3호선 동천역 부근에서 반짝예술시장을 연 셀러와 공연자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동네뉴스] '성탄절의 기적' 재능기부 천사들의 집수리 봉사활동...할머니의 낡은 보금자리 정비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대구 달성 논공읍 걸미1길 한 허름한 주택에는 거짓말처럼 기적이 찾아 왔다. 장애인 딸(41)과 함께 어렵게 살아 가고 있는 황근자(81) 할머니의 집을 수리하기 위해 재능기부 천사들이 나타난 것. 이들은 영남새마을공동체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이현희)의 조합원으로 매서운 한파 속에서도 화장실 내부 벽체 리모델링, 도배, 장판, 전기조명 교체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 다음날인 성탄절에도 집수리 봉사활동은 계속됐다. 특히 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딸이 피부질환 등의 고통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 친환경 장판을 까는 등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오래되고 낡은 화장실은 쾌적하게 변신했다. 어두운 조명으로 인해 침침하고 곰팡이까지 슬었던 방은 밝고 화사하게 바뀌었다. 황 할머니는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추운데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에 이렇게 귀한 선물을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황 할머니는 말로 다할 수 없는 고마움을 봉사자들의 손을 꼭 잡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번 재능기부 활동은 한국부동산원(원장 손태락)에서 대구주거복지센터를 통해 재원을 제공하면서 이뤄졌다. 한국부동산원 손태락 원장은 "추운 겨울 장애인·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의 주거시설이 열악해 매우 불편할 것이다. 노후 가옥에 대해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더 많은 지원을 하지 못해 아쉽다"며 "취약계층이 힘과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이틀에 걸쳐 집수리 봉사에 참가한 영남새마을공동체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 6명은 "성탄절에 취약계층 집수리에 나설 수 있어 오히려 행복했다. 할머니와 딸이 쾌적한 보금자리에서 편히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영남새마을공동체사회적협동조합은 공익법인으로, 지난 9월 태풍 '힌남노' 북상 때 침수 피해를 크게 입은 경북 포항을 찾아 가옥 32채에 대한 집수리 봉사에 참여한 바 있다. 조경희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지난 24~25일 영남새마을공동체사회적협동조합 자원봉사자들이 대구 달성 논공읍 걸미1길 황근자 할머니 집을 도배하고 있다. 대구 달성 논공읍 걸미1길 황근자 할머니 집의 수리 전(위)과 수리 후의 화장실 모습. 지난 24~25일 자원봉사자들의 집수리 봉사활동으로 낡은 할머니 집이 새롭게 정비됐다. 영남새마을공동체사회적협동조합 제공
[동네뉴스] 김우섭 서각 명장이 새긴 현판 수 헤아려보니 무려 2천개
"고교 재학 시절 하회탈에 대한 전문 지식이 많았던 주상찬 선생님으로부터 취미 삼아 하회탈 만드는 법을 배우면서 조각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전통 문화예술의 전승과 발전에 애쓰고 있는 김우섭(68) 서각 명장은 평생을 나무에 글 새기며 살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김 명장이 새긴 글씨는 대구경북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관공서·전시관·공원·문중서원·정자·사찰 등 그가 지금까지 제작한 현판은 2천 점이 넘는다. 특히 경북도청 안민관·여민관·홍익관·동락관·경화문 현판과 상량문·이전기문 등이 그의 작품이다. 이와 관련 그는 "도청 내 현판 제작 등 청사 환경개선 공로로 김관용 당시 경북도지사로부터 표창패를 받았을 때 도민으로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세계유교문화축전조직위원회 퇴계 이황 좌우명 목판 △한국국학진흥원 서울 엑스코 전시품 △호치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문화교류 현장 체험 후 베트남 국립박물관에 영구보존 지정된 목판 △경북 군위군 삼국유사목판도감소 현판·주련 △대구 달서구 인흥서원 명심보감 목판 모각 등도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병산서원·만대루·고산서원·사빈서원·호계서원·영산서원·금호서원·문산서원·갈뫼루·찬경루·한국국학진흥원 등의 현판을 제작했으며, 현재 살고 있는 경산에서는 하양 육영재 현판과 자인면 초입 육교에 걸린 '문화의 고장 자인' 한글 현판을 작업했다. 그는 삼국유사 목판 판각 시연 평가회, 훈민정음 해례본 목각 복각 각수 시연 평가회 등에 참여했고 경남 밀양 표충사 국보 목판 보수작업에도 참여했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안동시장애인복지관에서 목공예 지도교사로 근무하던 김 명장이 경산 하양으로 내려와 예당목공방을 운영한 지는 40여년됐다. 현재 하양 목공방은 아내인 윤영희씨가 전시장으로 운영하고 있고, 그의 작업실은 영천 금호에 있다. 영천 작업실은 웬만한 공장에 버금가는 규모다. 구입한 목재와 나무를 다듬는 공구, 글씨를 새기는 칼과 망치, 단청을 위한 석채 등 갖가지 물품이 즐비하다. 김 명장은 "현판을 제작하려면 글씨를 새기기에 앞서 준비과정이 많다"고 했다. 먼저 쓰임새에 맞는 나무를 정하고, 온도나 습도의 변화로 형태가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건조 과정을 거친다. 건조되면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표면을 대패로 밀고 그 위에 글씨를 늘여놓는다. 이후 정확한 균형을 이루도록 글씨를 배치한 후 칼과 끌, 망치 등으로 글을 새겨 넣는 각자(刻字)작업에 들어간다. 그는 "글씨의 맛과 특징을 고려해 적당한 도구를 선택해 각자작업을 한다"며 "큰 작품은 제작기간이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걸린다"고 소개했다. 그의 서각 현판을 본 사람들이 서각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 최근에는 직접 지도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산림박람회에서 체험부스를 차리고 시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양여고 학생들에게는 자신이 새긴 퇴계 선생 좌우명 목판으로 인출 방법을 지도하면서 조상의 선비정신을 설명하는 등 전통 문화예술 교육을 하고 있다,김 명장은 "건물 출입구와 처마 사이에 글씨를 새겨 걸어 둔 편액은 건물의 용도를 표시하는 역할뿐 아니라 선비의 정신과 가치관, 자연관, 인생관 등을 담고 있는 소중한 기록유산"이라며 "서각은 삶의 자취를 남기고자 노력했던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왔다. 울산 반구대 암각화, 청동기·철기시대 명문(銘文), 고구려 광개토대왕비, 고려시대의 목판인쇄 등에서 그 기원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고 했다. 한국미협회원, 영남지역 장애인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한양공예예술협회 초대작가, 자랑스러운 한국문화대상조직위원회 서각명장(2014-02-02호)인 그는 한국문화정신 장인상,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세계미술축전 우수작가상 등을 받았다. 천윤자시민기자kscyj83@hanmail.net<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경북 영천 금호읍 작업장에서 서각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김우섭 명장(위)과 작업실 내부 모습. 천윤자시민기자kscyj83@hanmail.net경북 경산 하양여고 학생들이 김우섭 명장이 새긴 퇴계 선생 좌우명 목판으로 인출체험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산림박람회에서 체험부스를 운영한 김우섭 명장. 안동 세계기록유산 전시체험관에서 서각작업을 하고 있는 김우섭 명장. 예당목공방 제공김우섭 명장이 제작한 관풍루 현판. 김우섭 명장이 제작한 경북도청 안민관 현판.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병원 떠났던 대구 수련병원 전공의 700여 명, 복귀 시점 마지날에도 '요지부동'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탄력받는 정부의 의료 개혁…남은 숙제는 전공의 복귀와 의사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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