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현지법인화 현대는 안했고 신세계는 했다

  • 이은경
  • |
  • 입력 2012-09-21 07:29  |  수정 2012-09-21 09:14  |  발행일 2012-09-21 제12면

별도의 자금팀이 매출금 집행
사실상의 현지법인 형태라며
현대百 대구점 교묘히 피해가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사업자인
신세계의 결정과는 큰 대조

업계는 ‘의지의 차이’로 평가

‘현대는 못하는 것을 신세계는 했다’

현대백화점이 대구점을 개점할 당시 지역사회의 현지법인화 요구를 이런저런 이유로 거절했다. 하지만 동대구복합환승센터내에 백화점을 넣는 신세계는 현지법인화 절차에 착수했다.

대구에 진출했거나 진출할 예정인 범(汎) 현대가(現代家) 그룹의 3개 계열사 중 현대백화점만 지역사회 기여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영남일보 9월19일 15면 보도)을 받으면서, 현대백화점은 경쟁업체인 신세계와 비교해도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의지가 없다는 평가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주>신세계는 올 5월 대구에 진출하는 유통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현지법인 상호는 <주>신세계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대표 박건현). 설립 자본금은 100억원이다. 신세계측은 현지법인화는 대기업과 대구지역이 동반 성장하는 첫 선례라며 지역 환원 및 고용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 관계자는 “경영 측면에서는 지점 출점이나 지방 현지법인화나 큰 차이가 없다. 현지법인은 지역친화적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매출 증대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해 8월 오픈한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사실상의 현지법인 형태’라고 주장하며 현지 법인화 요구를 교묘하게 피해갔다. 현대백화점은 대구점은 지점 형태로 출점하지만 본사와 같이 별도의 자금팀을 두어서 지역 백화점과 동일하게 매출금을 대구은행에 예치했다가 집행한다면서 이를 두고 ‘사실상의 현지법인 형태’라고 했다. 또 몇몇 현대백화점 인사는 “현지법인화는 외국인 주주들이 반대한다” “현대가 못하면 신세계도 못한다”는 등의 주장도 폈다. 그러나 신세계가 현지법인화 절차를 밟으면서 현대백화점측의 주장은 의지부족이라는 게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지역 유통업계에서는 “사실상의 현지법인이라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현대의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오픈 이후 연간 4천억∼5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되는 현대백화점 대구점의 판매대금 전부는 고스란히 서울로 올라가고 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은 지난해 8월 개점 이후 2011년 12월말 현재까지 2천596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성웅경 대구시 경제정책과장은 “기업 운영의 의사결정에 지역정서를 반영하게 되고, 단순 집행 기능만 수행하는 지역지사 형태와 달리 현지법인은 그 자체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 지역사회 실정에 맞는 기업운영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신세계의 선례가 있기 때문에 대구시는 지역에 진출한 대기업 백화점에 대해 현지법인화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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