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SW 교육의 핵심, 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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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04   |  발행일 2016-07-04 제29면   |  수정 2016-07-04
[기고] SW 교육의 핵심, 코딩
이명주 (대구반송초등 교장)

소프트웨어(SW)교육을 해야 한다고 교육부가 교육과정을 바꾸고 초·중등 SW선도학교를 운영하며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국내 유명 대학교들도 SW 관련 강의를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SW 교육의 핵심은 코딩이다. 코딩이란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는 SW 운용능력을 말한다. 코딩은 논리적 사고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알고리듬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최근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모든 학생들이 코딩을 배워야 한다”라고 말해 큰 화제가 되었다. 앞으로는 취업도 진학도 코딩교육을 받지 않으면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선도학교에서는 교육내용으로 로봇, 아두이노, 3D프린트, 드론 등의 사용법과 초보 수준의 SW 프로그램인 스크래치 등을 다루고 있으며 정부 차원의 교사연수 수준도 이와 비슷해 안타깝다.

코딩교육이 필요하다고 인식은 하고 있으나 미래지향적인 코딩교육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어릴 적부터 프로그래밍 전문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일찌감치 예견하고 이러한 것을 교육과정에 도입해왔다. 우리나라는 수십년간 알고리듬 능력을 판별하는 국제정보올림피아드에 우수학생을 선발해 꾸준히 국가대표를 내보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간 이 전국대회 상위권 입상 학생들은 대부분 학원에서 집중지도를 받은 극소수 우수학생들이다. 지도전문가가 귀하다 보니 사교육조차 쉽게 접할 수 없었다. 올림피아드 입상학생 중 카트라이더를 개발한 서재우, 빅데이터를 개발한 남태인, 슈퍼컴퓨터를 개발한 조강원 등이 모두 초등 때부터 코딩을 공부한 30대의 벤처기업가로 대구 출신 인재들이다. 따라서 초등학생도 코딩이 가능하며 조기교육이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필자는 다년간 초등교육전문직 경력이 있으며 6년 전 학교장 부임 당시부터 코딩교육을 실시해 왔다. 절차상의 문제로 인사조치된 적도 있었으나 부정이나 사심이 없었던 것이 위안이며 SW 교육에 대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

최근 정부에서는 신산업 분야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대책을 확정했다. 코딩교육에 대한 규제도 이와 같이 완화하지 않으면 공교육에서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며 학교현장에서는 절대 적극적·혁신적 시도에 따른 위험부담을 감수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2015년 대구지역 한 방송국에서 ‘미래 디지털인재를 키워라’라는 주제로 대담을 실시한 바 있다. 필자는 지역교육자로 출연해 개정 초중등교육과정에 알고리듬 및 코딩이 일부밖에 배정되지 않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대구시교육청에서 주최한 학교장 SW교육연수 및 특별포럼에서도 매번 코딩 전문지도인력의 시급함과 코딩교육의 구체화방안에 대해 지적하고 질의했으나 속시원한 답변을 얻지 못했다.

그렇다면 대체 코딩교육은 누가 하는가. 또다시 학원에서 선행학습 열풍이 불고 공교육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을 대신해 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것인가. 코딩도 학생 수준에 따라 알고리듬 기초부터 컴퓨터언어까지 단계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제도적인 바탕이 마련돼야 한다. 또 현시점에서 우수성이 검증된 콘텐츠를 공모·활용해야 한다. 더불어 지도전문가를 양성하는 한편 학교 현장에서 전문가를 마음놓고 초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공교육에서 하루가 늦어지면 세계시장에서는 수년 늦어질 것이다. 정규교육과정에서 충분치 못하다면 영재학급이나 방과후학교에서라도 심도 있게 다룰 수 있도록 여건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마다 매년 단 몇 명의 영재라도 길러 의사프로그래머, 기술직프로그래머, 교사프로그래머, 벤처기업가 등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영재학급은 18명이 넘지 않으면 출범할 수 없고 교재비는 일정액만 쓸 수 있으며, 방과후학교에 우수강사를 초빙하고 싶어도 강사가 스스로 알고 지원하지 않으면 안 되는 등 현실적 규제의 문제를 외면하고는 결코 제대로 된 SW교육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이와 관련한 불합리한 규제를 철폐하고 코딩교육 조기정착을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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